구글, 개방 통한 확대 전략
애플, 제한적 협력으로 기능 고도화

‘폐쇄’의 아이콘 애플과 ‘개방’의 아이콘 구글. 두 회사는 서로 다른 사업 방식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 덕에 둘 모두 단단한 독점력을 전리품으로 얻었다. 스마트폰 산업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새로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둘의 방향과 전략은 또 다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구글과 애플의 포스트 스마트폰 전략을 분석했다. 

애플과 구글이 서로 다른 전략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애플과 구글이 서로 다른 전략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있다.[사진=뉴시스]

10년 전, 스마트폰의 등장은 글로벌 IT 업계의 분수령이 됐다. 수많은 혁신가가 이 신통한 플랫폼을 차지하기 위해 나섰지만 승자는 두 회사로 좁혀졌다. 바로 애플과 구글이다. 올 2분기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88.0%, 애플의 iOS는 11.9%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레노버 등 전통의 IT 강자들은 사라지거나 기타(0.1%)로 분류됐다. 

휴대용 음원재생 기기인 ‘아이팟’으로 이름을 날리던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게 신호탄이었다. 이후 검색엔진을 기반으로 사업을 벌이던 구글이 ‘안드로이드’라는 OS를 개발하면서 애플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두 회사가 경쟁을 벌인 과정은 흥미진진했다. 극명하게 다른 전략 때문이다. 구글의 경영 키워드는 ‘개방’이었다.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조사에 제공했다. 대신 동영상과 검색 서비스를 기본 탑재하고, 여기서 나오는 광고 수익을 얻었다. 애플은 ‘폐쇄’를 선택했다. 맥 컴퓨터와 아이폰 OS, 앱스토어 등을 애플 제품에서만 쓸 수 있게 했다. 하드웨어에서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애플 전용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얘기다. 

이제 두 회사는 중대한 기로에 섰다. 성장세가 멈춘 스마트폰 시대 이후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데, 이번에도 방향이 다르다. 

올해 6월과 7월 각각 열린 구글과 애플의 개발자 콘퍼런스를 보자. 두 회사는 새로운 버전의 OS를 발표했다. 구글의 OS ‘안드로이드파이’의 가장 큰 특징은 인공지능(AI)의 ‘기계학습(머신러닝)’이 최초로 적용된 OS라는 점이다. 사용자의 스마트폰ㆍ태블릿PC 이용패턴을 학습해 사용자가 다음에 원할 것을 알려주거나 자동으로 실행해준다.

구글의 신사업 역시 AI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자회사 웨이모를 통한 자율주행차 개발, AI 스피커 구글홈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홈 등은 기존에 하지 않던 사업들이다.

반면 애플의 새 OS ‘iOS12’엔 처음 등장하는 기능이나 놀라운 변화는 없었다. 대신 ‘보안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아이폰 내 정보 접근을 제한해 해커뿐만 아니라 정부기관까지도 사용자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았다. 여전히 애플의 독자 생태계를 공고히 해나가겠단 전략이다.

이승훈 LG경제연구원 애널리스트는 “구글은 혁신기술을 공개하고 다양한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면서 “반면 애플은 독자 생태계를 견고히 하는 한편 그 영역을 점차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해 나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의 목적은 같다. 더 많은 유저를 자사의 플랫폼에 끌어들이는 거다. 누가 더 풍요로운 IT 생태계를 만드느냐에 성패가 달렸다는 애기다. 두 IT공룡의 새로운 싸움은 벌써 시작됐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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