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자금

오페라 ‘결혼 자금’은 작곡가 조아키니 로시니의 천재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로시나가 ‘결혼 어음’을 작곡했을 때 나이는 18세에 불과했다. 10대에, 그것도 처음 작곡한 이 오페라 교향곡은 1810년 베니스에서 초연한 이후 큰 인기를 누렸고, 로시니는 유명한 작곡가로 거듭났다.

한가지 더 눈여겨봐야 할 점은 ‘결혼 어음’에서 선보인 교향곡의 하모니와 리듬이 로시니의 마지막 작품인 ‘윌리엄 텔’의 서곡에 그대로 쓰였다는 점이다. 그만큼 로시니는 18세의 나이에 완성도가 높은 오페라를 작곡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는 얘기다. 단막으로 이뤄진 오페라 ‘결혼 자금’은 로시니의 코믹한 성향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결혼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진실한 사랑을 증명하는 데 필요한 게 무엇인지 전해준다.

초연에서 큰 성공을 거둔 오페라 ‘결혼 자금’은 로시니를 단ᅟᅥᆻ숨에 유명한 오페라 작곡가로 만들었다.[사진=Teatro La Fenice]
초연에서 큰 성공을 거둔 오페라 ‘결혼 자금’은 로시니를 단숨에 유명한 오페라 작곡가로 만들었다.[사진=Teatro La Fenice]

♬ 줄거리 = 늙은 상인 토비아 밀의 집. 토비아 밀은 중매수수료를 받는 대가로 젊고 예쁜 여인을 소개해 달라는 미국인 상인 슬룩의 제안을 수락한다. 거액의 중매수수료를 챙길 생각에 매우 흡족해한 그는 자신의 딸 판니를 슬룩에게 소개하기로 결심한다.

토비아 밀의 딸 판니는 이 소식을 아버지의 회계사인 노턴과 그녀의 시종인 클라리나에게 전해 듣고 크게 실망한다. 사실 그녀에겐 사랑하는 사람인 에두아르도 밀포르트가 있었다. 아버지의 계획을 눈치챈 판니는 실의에 빠지고 노턴과 클라리나는 그녀를 도와주겠다고 약속한다.

얼마 후 슬룩과 판니의 첫 만남이 이뤄진다. 슬룩은 자신을 떨떠름하게 대하는 그녀에게 호감을 느낀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판니는 달랐다. 판니는 슬룩에게 자신과 결혼을 한다면 그의 눈을 뽑아 버리겠다고 협박한다.

그때 판니의 연인인 에두아르도가 등장해 자신과 판니가 사랑하는 사이임을 슬룩에게 밝힌다. 슬룩은 두 연인의 사랑과 진심 어린 관계에 크게 감동하고 두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로 결심한다. 슬룩은 에두아르도에게 결혼자금을 주고 그를 자신의 상속인으로까지 지정한다.

그리고 토비아 밀을 찾아가 그의 딸 판니가 마음에 들지만 결혼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의 말에 화가 난 토비아 밀은 슬룩이 서명한 중매수수료 지불계약서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슬룩이 뜻을 굽히지 않자 토비아 밀은 그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두 사람은 결투장에서 만난다. 슬룩은 서로 칼을 부딪치기 전 판니와 에두아르도의 관계를 설명하기로 한다. 그리고 토비아 밀에게 두 연인이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아는 대로 설명한다. 에두아르도가 부자인 슬룩의 상속인으로 정해진 것을 확인한 토비아 밀은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한다. 자비로운 미국인 상인 슬룩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오페라는 즐거움과 찬양 속에서 막을 내린다.
김현정 체칠리아 성악가 (소프라노) sny409@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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