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 중국 신인류의 민낯과 마주하다

버링허우는 ‘1가구 1자녀 정책’이 실시된 후인 1980년대 중국에서 태어난 세대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링허우는 ‘1가구 1자녀 정책’이 실시된 후인 1980년대 중국에서 태어난 세대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이난성海南省에서 태어난 프레드는 중국 공산당원의 딸이다. 학교에서보다 아버지를 보며 정치를 공부했다. 중국의 안정과 번영 뒤에 존재하는 정부의 강한 정책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미국 유학 동안 새로운 시민의식과 선거제도를 접하며 혼란스러워진다. 안후이성安徽省 시골의 이주 노동자로 살아온 스네일의 부모는 아들만큼은 도시로 나가 살기를 바란다. 하지만 정작 베이징北京 소재 대학에 진학한 스네일은 자기가 배운 것이 현실에선 쓸모없는 지식일 뿐이란 생각에 온라인 게임에 중독됐다.”

이들은 모두 ‘바링허우八零後’라 불리는 중국의 젊은이들이다. 덩샤오핑鄧小平이 1가구1자녀 정책을 실시한 후인 1980년대 중국에서 태어난 세대다. 개혁개방을 내세우며 도입된 시장경제 체제 속에서 부모 세대가 겪었던 중국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알렉 애쉬가 펴낸 「우리는 중국이 아닙니다」는 바링허우의 리얼 라이프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들을 오랜 시간 밀착 취재해 개개인들의 다양한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사회주의 국가에 태어나 자본주의를 맞이한 중국 신세대의 삶은 중국에서도, 앞으로 중국을 상대할 수밖에 없는 모든 세계인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전한다.

바링허우는 일반적으로 개인주의적·소비지향적 성향과 개방적·합리적 사고방식을 지닌다. 외국 문화를 쉽게 받아들이며 나름의 개성을 따른다. 교육 수준 또한 부모 세대보다 월등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세대론’으로 포괄하다 보면 왜곡과 편견에 빠지기 쉽다. 이 책은 ‘세대’ 혹은 ‘중국’이란 커다란 범위로 바링허우를 단정 지을 수만은 없다며 개개인의 삶 깊숙이 들어간다.

저자는 3억2000만명이 넘는 중국 20·30대 젊은이 중 6인의 삶을 소개한다. 자칭 루저인 ‘다하이’는 군인의 자녀이자 누리꾼이다. 공산당원의 딸 ‘프레드’는 박사 학위를 딴 애국자다. 허베이성河北省에서 태어난 ‘루시퍼’는 가수로 슈퍼스타를 꿈꾼다. ‘스네일’은 안후이성에서 도시로 나와 사는 시골 청년으로 온라인 게임에 빠져 있다. 몽상가 ‘샤오샤오’는 중국 북쪽 지방인 헤이룽장성黑龍江省 출신이며 유행에 민감하다. 신장성新疆省에서 태어난 ‘미아’는 칭화대의 모범생들 사이에서 담배와 문신, 음악과 패션으로 개성을 표현한다.

이 책은 이들이 성장하고 진학하며 사랑과 일을 찾아가는 순간들을 밀도 있게 다룬다. 부모나 사회와 부딪히는 갈등까지 그려낸다. 그것은 오늘날 중국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이자 기회이며, 전 세계가 만나게 될 도전이기도 하다.

중국에 관한 책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중국 젊은이들의 모습을 이토록 세밀하게 묘사하는 책을 만나기란 어렵다.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세대의 특징을 묘사했을 뿐 개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다루진 않았다. 이 책은 현재 중국 젊은이들의 품고 있는 생각과 갈등, 경험 등을 면밀히 보여준다. 바링허우들의 라이프 스토리는 우리가 지금껏 어렴풋이 안다고 생각했던 중국의 민낯을 마주하게 만든다.

세 가지 스토리

「디즈니의 악당들 1 : 사악한 여왕」
세레나 발렌티노 지음 | 라곰 펴냄


나이를 먹을수록 우리의 시선은 제리보다 톰에게, 둘리보다 고길동에게 쏠리게 된다. 악역의 삶이 우리네 현실과 더 가까운 쪽이라서다. 저자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악당들에게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백설공주를 괴롭혔던 여왕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새롭게 써냈다. 그들이 주인공을 괴롭혔던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관점에서다. 디즈니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

「선비, 사무라이 사회를 관찰하다」
박상휘 지음 | 창비 펴냄


조선과 일본은 얼마나 다른 나라일까. 이 책은 임진왜란 직전(1590년~1764)년 시계추를 돌렸다. 저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선과 일본의 인식관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피면서, 적개심을 품고 시작했던 교류가 서로의 문물을 경탄하면서 이해와 공감의 장으로 들어섰다고 주장한다. ‘유교문명의 전파자’ 조선과 ‘선진문물 수용자’ 일본이란 이분법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이 책의 포인트다.

「청소해부도감」
일본하우스클리닝협회 지음 | 더숲 펴냄

청소는 하면 할수록 확실하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마음먹기가 쉽지 않다. 쉴 시간도 부족한 현대인에게 청소는 점점 귀찮은 일로 변모하고 있다. 이 책은 효율적으로 청소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장소나 소재에 따른 세제 일람표, 오염물질 종류 등의 정보는 물론 ‘천연세제 활용법’ ‘쿠킹포일로 세균 번식 막는 법’ 등의 ‘꿀팁’도 담겨 있다. 페이지마다 수록된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도 청소 의욕을 돋군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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