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현 첫번째 개인전

❶ 2018, Alexander Wang  ❷ 2014, Kyung A, Song ❸ 2012, Young Bae, Dong
❶ 2018, Alexander Wang ❷ 2014, Kyung A, Song ❸ 2012, Young Bae, Dong

피사체를 대할 때 도저히 마주하기 힘든 순간 작가는 말한다. “뒤돌아서 달라”고. 모델은 알 수 없는 불안감과 긴장의 마음으로 돌아서지만, 작가는 그 순간이 최고의 컷을 담을 수 있는 찰나임을 안다. 피사체의 뒷모습을 담은 ‘뒷모습 프로젝트’는 포토그래퍼 홍장현이 10년 가까이 진행하고 있는 작업이다.

그동안 담은 인물만 200여명이 넘는다. 이중 일부를 대중에게 처음 공개한다. 한국의 대표 패션 사진작가 홍장현의 ‘아는 사람’ 전이 10월 28일까지 롯데백화점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홍장현의 아는 사람, 뒷모습만 보아도 누구나 아는 사람, 인기 셀럽(배우ㆍ모델ㆍ가수 등)들을 담은 사진들을 선보인다.

홍장현은 전세계에서 러브콜이 잇따르는 베테랑 작가다. 그는 매거진의 표지로 장식된 수백장의 사진 컷은 물론,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많은 패션 브랜드의 화보와 광고를 촬영했다. 이번 전시는 그가 특별히 진행해온 ‘뒷모습 프로젝트’의 작품 39점을 처음 공개하는 개인전이다. 홍장현은 스스로 버스를 타면 제일 뒷자리에 앉는 사람, 등이 따가운 시선을 잘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❸ 2010, Seung Bum, Ryu ❹ 2018, Doo Na, Bae ❺ 2013, Ji Cheol, Gong
❸ 2010, Seung Bum, Ryu ❹ 2018, Doo Na, Bae ❺ 2013, Ji Cheol, Gong

그런 그였기에 ‘뒷모습’ 밖의 뒷모습을 상상했나 보다. 늘 ‘얼굴’을 보여 오던 존재들을 뒤돌려 세워 새로운 순간을 그려냈다. 이 뒷모습의 인물들은 그가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를 ‘아는 사람’이다. 그동안 함께 일하며 인연을 맺어온 사람들이다. 배우ㆍ스포츠 선수ㆍ모델로 활동한 대부분의 알 만한 사람들. 그에게 있어 이들은 뒷모습으로 특징을 포착하기에 충분했을 만큼, 함께한 시간과 관계의 공유가 특별한 존재들이다.

뒷모습의 피사체를 선택하고 촬영하는 일은 대부분 즉흥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그는 “촬영 동안 이뤄진 사람들도 꽤 있다. 무언가 교감되지 않는 순간이거나, 그 상황에 불편함을 느낄 때 ‘뒤를 돌아봐 달라’고 요구한다. 평정심을 찾는 시간. 그러면서 뒷모습 촬영이 시작되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사십 대에 첫 개인전을 연 홍장현은 “그간 태산을 지었다 무너뜨린 작업이 빈번했고 시작을 찾기 어려웠다”면서 “이것이 완성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완성하는 중이라고 할 수 있다”고 고백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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