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화장품 전성시대

신생 화장품 브랜드가 쏟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기호가 그만큼 다양해졌다는 방증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식상하고, 에뛰드ㆍ더페이스샵ㆍ이니스프리ㆍ미샤 등 원브랜드숍은 다양성이 부족하다. 기존 브랜드 업체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틈을 타 신생 벤처 브랜드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신생 화장품 전성시대를 취재했다. 

기술력을 갖춘 화장품 ODM 업체들 덕에 화장품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다.[사진=뉴시스]
기술력을 갖춘 화장품 ODM 업체들 덕에 화장품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다.[사진=뉴시스]

“말만 하면 ODM(제조업체 개발생산방식) 업체들이 알아서 뚝딱 만들어주니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는 환경이다.” 화장품 업계 종사자의 말이다. 사실일까. 몇년 전까지만 해도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려면 필요한 것들이 많았다. 소비자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아이디어,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고 직영점을 낼 수 있는 탄탄한 자금력, 가맹점을 운영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기본적으로 요구됐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자금은 벤처캐피탈을 통해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위한 직영점ㆍ가맹점은 온라인몰과 H&B 스토어가 대신한다. 시장을 관통할 괜찮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화장품을 출시할 수 있다. 코스맥스나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 기술력을 갖춘 화장품 ODM 업체들도 많다. 이들 업체들은 몇개월만에 시제품부터 초도물량까지 완벽하게 만들어준다. 화장품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얘기다. [※참고 : ODM은 주문자상표 부착방식(OEM)과 크게 다르다. OEM은 제조업체가 스펙을 전달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지만 ODM은 제조업체 기술력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어준다.] 

 

화장품 업계에 ‘붐’을 일으키는 또다른 요인은 벤처기업이다. 국내 화장품 벤처기업들이 글로벌 화장품 업체에 인수되고 있는 것이 높은 동기부여를 주고 있다. 로레알에 인수된 ‘스타일난다’의 사례를 보자. 스타일난다는 의류사업으로 시작했지만 메이크업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가 인기를 끌면서 해외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로레알은 스타일난다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라는 점을 주목해 지분 100%를 인수했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출발한 스타일난다의 매각지분 가치는 4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건축학도가 자본금 5000만원으로 만든 온라인 화장품 ‘닥터자르트’도 글로벌 업체 에스티로더로부터 지분 인수 형식의 투자를 얻어내 화제를 모았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재 화장품 시장은 벤처에 최적화돼 있다”면서 “역량 있는 인재들도 그 어느 때보다 제약 없이 신규 브랜드를 줄기차게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벤처는 1~2년 안에 상당한 수준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 투자 초점도 상장사보다는 장외시장에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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