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시 집값 꿈틀, 투기거품일까 재평가일까
광역시 집값 꿈틀, 투기거품일까 재평가일까
  • 고준영 기자
  • 호수 312
  • 승인 2018.11.06 0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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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광주 등 광역시 집값 치솟는 이유들

광주ㆍ대전 등 지방 광역시의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일부에선 그동안 저평가됐던 지역의 가치를 알아본 결과라고 말한다. 하지만 투기수요가 규제 사각지대로 흘러들어간 것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가치를 알아본 실수요자들이 그곳에 몰린 것인지, 투기수요가 시장을 왜곡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문제는 부동산의 불확실성 때문에 손해를 보는 건 결국 실수요자들이라는 점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광역시 집값이 꿈틀대는 이유를 취재했다. 

9ㆍ13 부동산 대책 이후 광주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9ㆍ13 부동산 대책 이후 광주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을 빠져나간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정부의 9ㆍ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을 벗어난 유동자금이 김포ㆍ용인ㆍ부천 등 수도권 내 비규제지역을 거쳐 대전ㆍ광주(전라도)까지 흘러들어가고 있다. 

특히 광주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거침없이 상승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ㆍ13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9월 10일까지만 해도 광주의 아파트 매매가격 누계(2018년 1월 1주차부터 누계) 상승률은 2.29%로, 서울(6.55%)과 수도권(2.58%)보다 훨씬 낮았다.

하지만 지난 10월 22일 통계에선 광주(3.60%)가 서울(7.19%)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집값 상승률이 높았다. 수도권은 3.11%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광주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0.84%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부동산 시장 열기를 가늠할 수 있다. 

대전도 부동산 열기가 뜨겁긴 마찬가지다. 10월 들어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대전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2주(10월 8일~22일) 연속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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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안팎에선 이들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는 이유로 ‘재평가’와 ‘격차 메우기’를 든다. 가령, 광주는 교육특구ㆍ연구개발특구 지정과 에너지밸리 조성 계획 발표 등 호재가 잇따르면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대전은 지난해 가파르게 상승한 세종시와의 가격 격차를 좁히기 위한 조정현상이라는 거다.

하지만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를 주도하는 게 실수요자일지는 의문이다. 9ㆍ13 대책 이후 갈 곳을 잃은 투기수요가 부동산 시장을 왜곡하고 집값을 띄워놓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유선종 건국대(부동산학) 교수는 “투자수요가 안정적이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곳을 찾아 규제 사각지대에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 사각지대로 흘러드는 유동자금

권대중 명지대(부동산학) 교수도 “실수요와 투기수요가 뒤섞이면서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수요 중에서도 내부에서 발생한 것이냐 외부에서 온 것이냐를 따져야 한다. 교통 인프라와 자족기능 등 수요를 유인할 만한 요소가 있고, 실수요가 있으면 그만큼 투기수요가 몰리게 마련이다.” 특히 9ㆍ13 대책 이후 서울을 빠져나간 투기수요가 비규제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부에서 흘러들어온 자금이 집값을 띄우는 데 한몫했을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지난 9월 한국감정원 자료 기준, 광주와 대전의 전세가율(주택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은 각각 73.2%와 70.2%에 달했다. 광주는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대전은 네번째였다.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갭투자가 성행하기 쉽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광주와 대전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지역이다. 특히 광주는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10월 22일 기준 1.17%)도 전국에서 가장 높다. 

 

문제는 실수요와 투기수요가 뒤섞이면서 피해를 보는 건 실수요자들이라는 점이다. 과도한 프리미엄 탓에 매수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불안심리를 자극해 추격매수를 이끌 공산도 크기 때문이다. 규제 사각지대에 몰려든 유동자금이 언제든 다시 썰물 빠지듯 빠져나갈 수도 있다. 

유선종 교수는 “주택시장 내 수급의 불균형 해소 문제와 관련해선 아직 불확실성이 많다”면서 “수급 균형이 무너지면 서울 집값이 또 한번 크게 오를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규제 사각지대로 흘러들어갔던 돈이 다시 서울로 모여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기수요가 띄워놓은 아파트 가격의 거품이 빠지면 실수요자들에게 2차 피해를 안길 우려도 크다. 유 교수는 “자금이 흘러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정부는 지속적인 공급 계획과 로드맵을 공개해 수급 불균형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여줘야 한다”고 꼬집었다. 

 

광주와 대전은 전세가율이 높아 갭투자 우려가 크다.[사진=연합뉴스]
광주와 대전은 전세가율이 높아 갭투자 우려가 크다.[사진=연합뉴스]

그렇다면 잇따른 부동산 규제에도 투기수요가 잡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권대중 교수는 유동자금을 원인으로 꼽았다. “가장 큰 문제는 현재 유동자금이 너무 많다는 점이고, 또다른 문제는 유동자금이 산업으로 돌지 못하고 부동산에만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나타나는 풍선효과를 대수롭게 받아들여선 안 되는 이유다. (수도권 외 지역에도) 투기수요가 과도하게 몰리는 지역은 규제하고, 공급이 부족한 지역은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공급대책을 내놔야 한다.” 

서울 아파트 시장을 달궜던 열기가 주변 지역으로 옮겨 붙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은 과열 우려가 나온다. 실수요가 몰리면서 상승했을 수도, 투기수요가 시장을 왜곡했을 수도 있다. 공급대책이든 추가 규제든 서둘러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실수요자들만 손해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 집값이 잡히는 게 아니냐는 긍정적 시각도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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