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기 투자전략

주식 투자하기 무서운 시절이다. 코스피지수는 한때 2000포인트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 하락기에도 투자 포인트는 있다. 과도한 주가 조정이 이뤄진 시기에는 항상 상승 종목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지금 투자자가 눈여겨봐야 할 건 실적이 좋은데도 저평가된 종목이다. 

국내주식시장이 대내외적인 영향으로 큰 폭의 조정을 겪고 있다.[사진=뉴시스]
국내주식시장이 대내외적인 영향으로 큰 폭의 조정을 겪고 있다.[사진=뉴시스]

10월이 시작된 이후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29일 장중 2607.10포인트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코스피지수는 10월 29일 1996.05포인트로 곤두박질쳤다. 종가 기준 2000포인트선이 무너진 것은 2016년 12월 7일 1991.89포인트 이후 2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주식시장이 10월 한달 만에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국내 경기둔화 우려에 미중 무역전쟁 등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다.

주가 하락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한미 기준금리 격차가 확대되자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강해졌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 26일 기준금리(2.00~2.25%)를 인상하면서 우리나라(기준금리 1.50%)와 미국의 금리차가 0.75%포인트(상단기준)로 확대되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주식의 비중을 축소했다는 얘기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뿐만 아니라 반도체 고점 논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 공매도 세력의 증가도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 격화 가능성, 미 10년물 국채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미국 증시가 흔들린 것도 국내 증시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주가 하락기엔 어떤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까. 먼저 눈여겨봐야 할 점은 과도한 주가 조정기엔 언제나 주도주가 교체됐다는 사실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 주식시장을 이끌었던 종목은 조선주와 철강주였다. 당시 중국 정부가 대규모 인프라에 ‘통큰 투자’를 결정하면서 두 종목이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고, 조선·철강업황이 침체기에 돌입하면서 조선주와 철강주는 곤두박질쳤고, 그 자리를 실적 성장이라는 호재로 무장한 자동차 및 화학 관련주가 차지했다.

2009년 이후엔 이들이 증시 주도주로 거듭났다. 예컨대, 2008년 11월 6000원대를 밑돌던 기아차의 주가는 2012년 5월 8만4000원대로 수직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기아차의 매출은 358% 증가했다. 자동차 및 화학 관련주만이 아니다. 2011년 이후엔 화장품주가 실적 성장세에 힘입어 증시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들 사례는 주가 하락기에 실적이 탄탄한 기업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문제는 현재 국내 증시를 이끄는 건 실적이 아니라 기대감이라는 점이다. 남북 평화무드와 경제협력 가능성에 급등세를 기록한 남북경협주가 대표적이다. 그 때문인지 실적이 좋은 기업에 자금이 흘러들어가지 않으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이 2012년과 비슷한 박스권 장세를 띨 것으로 본다. 이 과정에서 수급부족과 주가하락으로 조정을 받은 가치주는 정상화 과정이 진행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은 이슈를 따라갈 필요가 없다. 저평가 가치주로 투자대상을 이동하는 게 순리로 보인다.
조민규 오즈스톡 대표 cmk@ozstock.co.kr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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