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

성형외과 전문의. 그것도 미용성형으로 10여년. 하지만 지금은 그냥 의사라고 불리길 원한다. ‘질병을 치료하는 의사’. 심영기(64) 연세에스의원 원장이 십수년전 안정적인 길을 걷어찬 데는 이유가 있었다. “모두가 제명을 다할 때까지 덜 아프고, 몸 불편한 일 없이 살 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최근 그는 그 목표에 한발 다가갔다. 획기적인 통증치료기 ‘호아타’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면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심영기 원장을 만났다. 

심영기 원장은 ‘호아타’를 통해 수술, 투약, 부작용 없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사진=천막사진관]
심영기 원장은 ‘호아타’를 통해 수술, 투약, 부작용 없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사진=천막사진관]

화타華. 중국 한나라 말기 때의 의학자다. 현대에 와선 명의名醫를 뜻하는 상징적인 말로 통한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전기자극통증치료기 ‘호아타’의 이름은 여기서 따왔다. 호아타만 있으면 누구나 명의가 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심 원장은 “그만큼 치료 효과가 뛰어나면서도 사용법은 간단하다”고 말했다. 

✚ 최근에 개발한 호아타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호아타는 정전기를 이용해 세포를 재생시켜 통증과 질병을 치료하는 방식의 의료기기입니다. 이런 방식의 의료기기는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 정전기를 이용한다니 치료 원리가 조금 독특합니다.
“세포를 하나의 배터리로 보는 전기생리학적 측면에서 접근한 치료법입니다. 전기생리학에서는 세포 내 음전하가 부족해 전위차(세포밖 양전하 대비 세포안 음전하)가 낮아지면 통증을 느끼거나 질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고 봅니다. 이때 호아타는 세포에 음전하를 충전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간단히 말해, 호아타는 방전된 세포를 충전(재생)시켜주는 충전기인 셈입니다.” 

✚ 기존의 물리치료기(tens)도 전기를 사용하는데, 서로 비슷한 것 아닌가요?
“기존의 물리치료기는 50~150㎃의 전류를 흘려보내 근육을 수축ㆍ이완하면서 자극을 주는 데 그칩니다. 일부 통증을 완화하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염증 통증에는 오히려 독입니다. 하지만 호아타는 단위가 ㎁이어서 안전합니다. 또한 전류를 흘려보내는 게 아니라 세포가 부족한 음전하를 알아서 빨아들이기 때문에 염증 통증까지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참고 : A(암페어)는 전류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로 ㎃(밀리 암페어)는 1000분의 1A, ㎁(나노 암페어)는 10억분의 1A다.]

 

✚ 오랫동안 난치병인 림프부종 치료법을 연구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갑작스레 통증치료기를 개발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실 호아타가 통증치료에 효과가 좋다는 것도 더 나은 림프부종 치료법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한 겁니다. 그동안 림프부종을 치료하기 위해 별의별 방법을 다 연구하다가, 전기치료가 부종을 감소시킨다는 데 착안해서 호아타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만들어놓고 보니 통증에도 효과가 너무 좋다는 걸 발견하게 된 겁니다.”

✚ 호아타가 통증뿐만 아니라 림프부종에도 효과가 있다는 건가요?
“효과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난치병인 황반변성도 치료하고, 중풍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었습니다. 호아타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난치병ㆍ불치병 환자들이 오면 호아타로 치료를 시도해보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호아타가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 더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호아타 연구회를 만든 목적도 그 때문이겠군요.
“그렇습니다. 호아타 연구회는 호아타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서로 치료 노하우와 임상 사례를 공유하는데, 여러 의사들의 경험이 쌓이면서 호아타의 적응증을 더 넓혀나갈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아직 전기치료라는 게 생소하다보니 환자들 사이에서도 거부반응이 클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기기의 차별점은 세포재생에 있습니다. 세포가 정상화됐다는 건 치료가 됐다는 얘기이고, 전기가 충만한 세포는 자가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세포는 하나의 소우주입니다. 의학과 과학이 상당히 발전했음에도 아직 세포 하나 만드는 게 불가능합니다. 투약ㆍ수술이 필요 없고, 부작용도 없기 때문에 되레 거부반응이 적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암ㆍ치매 치료

✚ 호아타가 개발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부터 다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호아타는 어떤 질환이든 다룰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암 치료까지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그 일환입니다. 당장 2019년 6월엔 암 치료를 목적으로 한 의료기기 ‘사이루스’가 나올 예정입니다. 호아타를 기반으로 암을 치료하는 데 쓰일 특수 파장을 탑재한 상급기종입니다. 그 이후 목표는 치매 치료기기입니다.”

✚ 원래 성형외과 전문의였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메디컬센터에 있을 땐 재건성형을 했고, 개업하고 나선 10여년간 미용성형을 했습니다.”

 

✚ 성형외과 개업의라면 꽤 안정적이었을 텐데, 갑자기 진로를 바꾸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실제로 당시 환자가 제법 많았고, 돈도 잘 벌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신앙적인 이유와 함께 ‘질병을 고치면서 예쁘게 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동료들이 미쳤다고 했지만, 그길로 세계를 다니면서 각종 수술법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개업의 최초로 정맥류를 다루게 됐고, 지금은 림프부종 치료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 의료기기 개발도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미용성형을 할 당시에도 독일에서 열리는 의료기기 박람회 ‘메디카’에 매년 찾아갈 정도로 기계 만드는 걸 좋아했습니다. 사실 호아타도 첫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정맥류 치료기기도 만들었고, 그 전엔 숱한 시행착오도 겪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수십억씩 되는 돈도 쏟아부었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기기에 들어갈 자금 부담도 만만치 않은 건 사실입니다.” 

✚ 그럼에도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을 걷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누구에게나 생로병사는 정해져있지만 적어도 사는 동안엔 몸 불편하지 않고, 덜 아프게 살다가 제명을 다하고 죽는 게 행복한 일 아니겠습니까. 요즘 보면 약이 너무 많고, 부작용도 많습니다. 항암제로 인한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요즘엔 다소 더디더라도 전기치료를 통해 조금씩 회복하는 환자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의사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현재는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중입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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