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라이벌이 발포주 전쟁 준비하는 이유

수입맥주의 공세에 밀려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국내 맥주업계가 ‘발포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가 발포주 ‘필라이트’로 시장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결과다. 국내 맥주업계 1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오비맥주도 발포주 성장에 발포주 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오비맥주가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맥주 라이벌이 발포주 전쟁을 준비하는 이유를 텍스트와 비주얼로 분석했다. 

국내 맥주업계가 ‘발포주’ 전쟁에 나섰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맥주업계가 ‘발포주’ 전쟁에 나섰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4월 하이트진로가 내놓은 초록색 코끼리맥주(필라이트)는 여러모로 신선했다. 국내에선 낯선 ‘발포주(맥아함량 10% 미만의 맥주)’ 1호 제품인 데다가 6캔에 5000원인 가격도 충격적이었다. 일반맥주는 주세는 72%가 적용되지만 발포주는 기타주류로 분류돼 30%만 적용되기 때문에 가능한 가격이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필라이트는 출시 1년 만에 2억캔이 팔려나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산맥주와 수입맥주로 양분됐던 국내 맥주시장에서 발포주는 지난해 3%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올해는 6%대로 성장했을 거란 추산이다. 

 

발포주의 빠른 성장에 위협을 느꼈던 걸까. 국내 맥주 1위 업체인 오비맥주도 발포주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8월 오비맥주는 “올해 안에 발포주 신제품을 출시하겠다”며 ‘맥아함량 9%’ ‘도수 4.5%’라는 스펙까지 공개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감감무소식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어떤 맛으로 차별화를 할지, 가정용으로만 국한을 할지 등을 결정하지 못했다”면서도 자신감만은 감추지 않았다. “우린 이미 광주공장에서 발포주 맥주를 생산해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 생산라인이나 기술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관건은 시장점유율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업계 1위 업체가 발포주를 내놓으면 소비자들의 관심도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내년 내수 경기는 올해보다 더 둔화할 거란 전망이 많아 소비자들은 품질보다 가격에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오비맥주의 신제품 만족도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다시 한번 결정될 것이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