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우려

호텔신라가 인천공항 제2터미널 신규점 효과와 해외공항점 실적 개선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대로라면 사상 최대 실적으로 한해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내년이다. 걸림돌은 당연히 중국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호텔신라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를 취재했다. 

호텔신라가 면세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사진=뉴시스]
호텔신라가 면세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사진=뉴시스]

올 2분기 303%(전년 동기 대비)의 영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호텔신라가 3분기에도 호실적을 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 3분기에 매출액 1조2204억원, 영업이익 68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124% 성장했다. 2분기와 마찬가지로 인천공항 제2터미널 신규점 효과(1월 18일 개점)와 시내면세점이 성장을 견인했다.

해외사업도 실적에 도움이 됐다. 2013년 시작한 해외 면세사업이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올렸다. 홍콩 첵랍콕 공항점은 2분기 그랜드오픈 준비로 영업이 원활하지 않았던 메인 영업장이 7월부터 정상 가동되면서 3분기에만 40억원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점(-17억원)도 전년 동기(-39억원) 대비 손실 규모를 크게 줄였다.

한한령限韓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수준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사태 이전만큼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올린 실적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기세를 유지한다면 호텔신라는 4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하지만 내년은 안갯속이다. 이유는 또 중국이다. 중국발發 경기ㆍ정책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어서다. 박은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4분기까지는 호텔신라의 매출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내년은 실적 하락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다”면서 “중국 경기가 한풀 꺾이면서 명품 소비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내년 1월 1일 시행될 전자상거래법도 호텔신라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박은경 애널리스트의 진단을 보자. “새로운 전자상거래법은 소비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라서 화장품 유통이 이전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화장품이 전체 매출의 65%를 차지하는 면세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도 “새로운 전자상거래법이 발효되면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면세사업은 국제 정세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내년도 실적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사드로 경직됐던 분위기가 점점 완화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만은 갖고 있다”고 밝혔다.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내년, 호텔신라를 향한 시선은 어느 쪽으로 더 기울까.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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