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어오른 풍선 터질까 걱정이네 

정부 대책의 집중포화를 맞은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썰물처럼 빠져나간 투자자들은 이제 수익형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주택시장과 달리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는 단견이다. 수익형부동산 시장의 상황도 좋지 않다. 공실은 늘어나고, 수익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수익형부동산의 성적표를 살펴봤다. 

주택시장 규제가 심화되면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라는 조언이 많다. 하지만 이 역시 수익률이 신통치 않다.[사진=연합뉴스]
주택시장 규제가 심화되면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라는 조언이 많다. 하지만 이 역시 수익률이 신통치 않다.[사진=연합뉴스]

“주택시장이 불안정해지자 부동산 유동자금이 수익형부동산으로 흘러들고 있다.” “아파트 값은 점차 수그러드는 반면 수익형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정부 부동산 대책 여파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수익형부동산이 풍선효과를 누리고 있다.” 최근 부동산 관련 기사를 수놓는 헤드라인이다. 강도 높은 규제로 주택 시장 분위기가 냉랭하니, 부동산 전문가들이 “규제를 비껴간 수익형부동산에 투자하라”고 조언하는 식이다.


하지만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점에 집중해 투자에 나서는 건 위험한 발상이다. 당장 수익형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게 아니라서다. 한국감정원이 올해 3분기 전국 수익형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조사한 자료를 보자.

모든 상품의 투자수익률이 올해 2분기보다 하락했다. 중대형 상가는 0.18%포인트 떨어진 1.54%, 소규모 상가는 0.19%포인트 하락한 1.43%, 집합 상가는 0.08%포인트 하락한 1.75%로 나타났다. 오피스 투자수익률 역시 1.75%로 전분기보다 0.09%포인트 떨어졌다.

시세차익과 임대수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형 부동산의 꽃’으로 불리던 오피스텔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올해 1월 5.54%에서 10월 5.46%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울 오피스텔 수익률은 4.97%에서 4.87%까지 내려앉았다. KB부동산 조사에서도 서울 오피스텔 수익률은 지난해 7월 5%대 벽이 처음 무너졌다. 이후로도 매월 하락을 반복하다 10월에는 4.67%로 통계 조사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풍선효과를 기대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과는 다른 현상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의 설명을 들어보자. “투자비가 오르면 수익률이 기대치를 밑돌 수밖에 없다. 수익형부동산의 투자비는 곧 매매가격이다. 과거 정부 때 이뤄진 규제완화와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에 웃은 건 주택시장뿐만이 아니다. 수익형부동산 몸값도 크게 불려놓았다. 여기에 공급까지 늘어나면서 임대수익률은 하락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치솟는 매매가격

실제로 서울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1월 2억2135만원에서 10월 2억2726만원으로 9개월 동안 591만원이나 올랐다. 올해 전국 오피스텔 입주물량 역시 7만9021실에 달한다. 2015년 4만2196실에서 꾸준히 증가했다.

위기는 금리인상 이후 더 본격화할 공산이 크다. 금리가 오르면 과도한 대출을 받은 투자자는 임대수익으로 이자를 감당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어서다. 내수 부진과 불확실한 경제 상황 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상가의 주요 임차인인 자영업자의 폐업은 치명적인 리스크인 ‘공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수익형부동산 상품별 공실률은 오피스(12.7%), 중대형 상가(10.7%), 소규모 상가(5.6%) 등이다.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수치다. 정부 대책의 풍선효과만 믿고 투자했다간 자칫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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