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 세계화 프로젝트
해외 가공식품 업체를 잇따라 인수해온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냉동피자 업계 2위 업체 쉬완스컴퍼니의 인수ㆍ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냉동피자 업체의 인수를 추진하는 까닭은 뭘까. 더스쿠프(The SCOOP)가 CJ제일제당의 세계화 전략을 취재했다.
‘비비고 만두’로 미국 만두시장을 움켜쥔 CJ제일제당이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Schwan’s Company)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쉬완스컴퍼니는 냉동피자ㆍ냉동디저트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업체다. 미국 전역에 20여개 생산공장, 4개 물류창고를 보유하고 있다. 쉬완스컴퍼니의 냉동피자 시장점유율은 19.0%(시장조사전문기관 스태티스타)로, 네슬레(47.0%)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2000억원 규모다.
증권업계는 쉬완스컴퍼니의 인수금액을 2조8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쉬완스컴퍼니 인수는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인수ㆍ합병(M& A)으로, 그룹 차원에서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CJ그룹은 2020년 ‘그레이트(그룹 매출액 100조원)’, 2030년 ‘베스트 CJ(3개 사업부문 세계 1위)’를 목표로 삼고 있다. 그 일환으로 CJ제일제당은 2020년까지 비비고 만두 매출액을 1조원으로 끌어올리고, 매출액의 70%를 해외시장에서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중에서도 미국은 규모가 가장 큰 시장이다. 이 회사가 쉬완스컴퍼니 인수에 혼신의 힘을 쏟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CJ제일제당이 쉬완스컴퍼니의 인수에 성공하면 코스트코에 편중된 미국 내 유통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비비고 브랜드를 알리는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이도 많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쉬완스컴퍼니를 통해 비비고 브랜드의 생산ㆍ물류ㆍ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원가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쉬완스컴퍼니의 냉동피자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쉬완스컴퍼니는 미국 냉동피자 점유율 2위 기업으로 인수가 성사된다면 CJ제일제당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M&A 효과를 부풀리면 큰코다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미국 냉동식품 시장의 성장률이 연간 2%대로 정체 중인 데다 미국 내 한식제품의 수요가 많지 않아서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쉬완스컴퍼니를 인수하더라도 그 효과는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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