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돌아온 태양의 서커스

태양의 서커스  ‘쿠자(KOOZA)’의 장면들.[사진=PRM 제공]
태양의 서커스 ‘쿠자(KOOZA)’의 장면들.[사진=PRM 제공]

태양의 서커스 ‘쿠자(KOOZA)’가 한국에서 초연된다. 쿠자는 현존하는 빅탑(텐트극장) 공연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한 공연으로 꼽힌다. 2007년 캐나다 몬트리올 첫 공연 이래 62개 도시에서 800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쿠자는 ‘상자’ ‘보물’이라는 의미의 산스크리트어 ‘코자(koza)’에서 따왔다. ‘상자 안의 서커스’라는 공연 콘셉트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연 스토리와도 맞닿아 있다. 공연은 주인공 이노센트가 문을 연 상자에서 트릭스터(어릿광대)가 용수철처럼 튀어 나오면서 시작한다. 트릭스터의 세계로 빨려 들어온 이노센트가 킹ㆍ클라운즈ㆍ하임로스ㆍ매드 독 등 코믹한 캐릭터들을 만나면서 놀라운 여정이 펼쳐진다.

인간 한계를 뛰어넘는 곡예와 무용, 예술적인 조명과 의상, 이국적인 라이브 음악, 감동적인 스토리와 유머러스한 광대연기가 조화를 이룬다. 데이비드 샤이너 연출은 “쿠자는 소통과 이중성의 세계를 이야기한다”면서 “공연 자체는 재밌고, 가볍고, 개방적이지만 공연이 계속될수록 두려움, 정체성 등을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쿠자는 볼거리가 다양하다. 세명의 아티스트가 맨몸으로 보여주는 ‘컨토션’은 극한의 유연성으로 놀라운 움직임을 연출한다. ‘밸런싱 온체어’는 균형잡기의 최고기술을 보여준다. 8개의 의자를 쌓아서 7m 높이의 타워를 만들고 그 위에서 아터스트가 스릴 넘치는 장면을 선보인다. ‘휠 오브 데스’는 두 아티스트가 1600파운드(752㎏)의 휠 오브 데스를 심장 멎는 속도로 회전시킨다. 죽음에 도전하는 용감무쌍한 곡예와 환상의 팀워크를 보여준다.

무대 의상도 중요한 볼거리다. 만화캐릭터부터 구스타프 클림트ㆍ매드맥스 시리즈 등에서 영감을 얻은 의상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다. 쿠자에 등장하는 의상은 175개, 모자는 160개에 달한다. 쿠자의 공연 음악은 6명의 연주자와 2명의 가수가 라이브로 연주한다. 1970년대 펑크부터 오케스트라 편곡을 아우른다. 작품 주제인 소통과 이중성을 표현한 음악으로, 장르는 다양하지만 스타일은 조화롭다. 쿠자의 세트는 원형 서커스 무대를 중심으로 한다. 관객들에게 260도 공개돼, 곡예 장비를 감추거나 위장하지 않는다.

1984년 캐나다 거리의 예술가 20여명이 모여서 시작된 태양의 서커스. 30여년 역사의 종합예술 단체가 선보이는 새로운 레퍼토리 ‘쿠자’는 12월 30일까지 잠실 종합운동장 내 빅탑에서 열린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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