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대표

2.4%. 우리나라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이다. 다양성이 조직의 성과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많이 보고되고 있지만 우리의 현실은 민망한 수준이다. 세계여성이사협회(WCD) 한국지부가 창립 2주년 포럼을 통해 ‘여성이사할당제’와 ‘우먼펀드’를 개선방안으로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수이 CPPIB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포용적 기업문화를 강조했다.[사진=연합뉴스]
김수이 CPPIB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포용적 기업문화를 강조했다.[사진=연합뉴스]

세계여성이사협회(WCD) 한국지부 창립 2주년 포럼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렸다. ‘여성의 경영참여 확대: 여성이사할당제와 더 우먼펀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수이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기업 이사회가 다양성과 효과성을 갖추고 있을 때 더 높은 재무실적을 낸다”면서 “이사회는 다양성과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평가과정은 독립적이고 엄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 CPPIB는 캐나다의 공적연금 운영을 책임지는 기관이다. 김 대표는 2016년 6월부터 CPPIB 아시아태평양 대표를 맡고 있다.]

✚ CPPIB의 투자 평가기준은 뭔가.
“CPPIB는 장기적인 투자기관이다. 이 때문에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많이 고려한다. 가장 중요한 건 리스크가 조정된 수익률이 매력적이느냐다. 그런 측면에서 기업의 지배구조도 평가 항목에 포함된다.”

✚ 아시아 지역에서 이사회 다양성을 높여 투자 매력도가 빠르게 개선된 나라가 있나.
“여성의 참여가 늘었다고 자본의 유입이 급증한 사례는 보지 못했다. 앞서 말했듯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리스크가 조정된 수익률이다. CPPIB가 기관으로서 갖는 유일한 의무가 있다면, 불필요한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는 상태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거다.”

✚ 여성친화적 기업에 왜 투자해야 하나.
“이사회 또는 경영진에 적어도 한명 이상의 여성이 있는 기업은 과거 10년 동안 투자자에게 연간 3.3.%의 초과 수익률을 제공했다. 기업의 고위 관리자 중 15% 이상이 여성인 기업은 10% 미만인 기업보다 수익성이 5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연구보고는 이것말고도 많다.”

 

✚ 일부에선 역차별 논란도 제기한다.
“‘캐나다 30% 클럽’ 회원인 CPPIB에 ‘여성임원 30%’는 할당제가 아닌 목표제다. 의미 있고 지속가능한 변화를 목표로 삼고 있는 거다. 캐나다의 회사들에 30%를 할당하라고 공개의향서를 보내기도 했는데, 반드시 할당을 하라는 게 아니라 목표를 위해 지향하라고 제안하는 것이다.”

✚ 노력하지 않는 기업을 압박하기도 하나. 
“여성임원이사가 없는 이사회의 위원장을 반대한다.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라 왜 여성이사가 필요한지 열심히 설명하고 권고한다.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한 일이라서 장기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거다.”

✚ 한국의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 조언을 한다면.
“조언 대신 CPPIB가 추구하는 운용방식을 이야기할까 한다. CPPIB는 투자전략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걸 내외부 사람들도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하나 집중하고 있는 게 있다면 인재개발이다. 단지 재능 있는 인재를 많이 확보하는 게 아니라 포용적인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노력을 쏟고 있다. 그 덕분인지 신입사원 고용에서도 여성이 늘고 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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