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다이어리는 왜 인기인가

매년 연말이면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유독 더 붐빈다. 두달여 동안 17잔의 음료를 마시면 무료로 다이어리를 증정하는 이벤트 때문이다. ‘상술’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2004년부터 이어져온 인기 프로모션이다. 세상에 다이어리는 많은데,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고집하는 이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상술이라는 비판에도 스타벅스 다이어리의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를 분석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004년부터 스타벅스 플래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004년부터 스타벅스 플래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04년 시작된 스타벅스 다이어리 이벤트가 젊은층 사이에서 연례행사처럼 자리 잡았다. 10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프로모션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17잔의 음료를 마시면 다이어리를 무료로 증정하는 행사다. 직접 다이어리를 구매할 경우에는 3만2500원이다. 직장인 조정연(30)씨는 “다이어리를 그냥 사는 게 더 저렴하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적립해서 받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벤트에 참여하는 이들 중에는 스스로를 ‘호갱’이라고 지칭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이들이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벅스 다이어리 이벤트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ㆍ대만 등에서 진행 중이다. 그중 가장 큰 붐이 일어난 곳은 한국이다. 전문가들은 스타벅스 브랜드 후광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준영 상명대(소비자주거학) 교수는 “스타벅스 브랜드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라면서 “사은품을 받기 위해 본품을 구매하는 주객전도 현상이 나타나는 건 브랜드의 힘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꺾일 줄 모르는 스타벅스의 인기는 어디서 시작됐을까. 1999년 한국에 진출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2000년대 중반 ‘밥보다 비싼 된장커피’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했다. 그럼에도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다. 지난해 커피 업계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김시월 건국대(소비자정보학) 교수는 “스타벅스는 비싸고 고급스러운 브랜드로 소비자에게 각인됐다”면서 “마치 명품을 구입할 때처럼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면 자존심이 높아지는 듯한 만족감을 느끼거나, 나도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 속하고 싶은 동조심리가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정판’ 효과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매년 인기 색상 다이어리는 품귀현상이 벌어지거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웃돈을 주고받으면서 거래하는 경우가 숱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스타벅스는 지난해 적립시에만 받을 수 있는 구매색상 제한을 풀었지만 올해 원래대로 돌아갔다. 모든 색상이 구매 가능해지자 적립을 하는 의미가 희석된다는 평가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적립해서 다이어리를 증정 받는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올해엔 다시 구매색상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곽금주 서울대(심리학) 교수는 “소수만이 가질 수 있는 희소가치를 좋아하는 심리 때문이다”면서 “소비자로선 올해 갖고 싶은 색상을 못 갖게 되면, 내년엔 빨리 적립해서 가져야겠다는 유인으로 작용하고, 기업으로선 지속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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