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자 교수의 探스러운 소비] “고객이 플라스틱컵 고집한다구요? 1000원이면 돼요”
[김경자 교수의 探스러운 소비] “고객이 플라스틱컵 고집한다구요? 1000원이면 돼요”
  • 김미란 기자
  • 호수 314
  • 승인 2018.11.22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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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익숙하던 무언가를 하지 못하도록 강요 당한 소비자는 이를 큰 손실로 인식하고 저항하려고 한다. 환경오염 해결을 위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고 플라스틱컵 대신 머그컵이나 텀블러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대다수라면 무엇이 문제겠느냐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플라스틱컵을 쓰지 못하는 불편함은 당장의 큰 문제고 해양오염은 멀고 먼 남의 일이다.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이 성과를 거두려면 소비자들의 동참 의지를 이끌어내야 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이 성과를 거두려면 소비자들의 동참 의지를 이끌어내야 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지난 8월부터 카페 내 플라스틱컵 사용이 금지됐다. 3개월이 흐른 지금 플라스틱컵 쓰레기가 90% 이상 감소했다고 하니 환경부가 의도한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는 일단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

카페 운영자의 입장에서 플라스틱컵을 줄이면 운영비 부담이 증가한다. 이전보다 많은 유리컵이나 도자기 머그컵을 사야하고 이를 사람이 씻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플라스틱컵을 고집하는 소비자로 인한 간접비용이다. “곧 매장을 나갈 것이니 플라스틱 컵에 음료를 달라”고 해놓고 그냥 매장에 머물러 있거나 나가기 전에 먹다 남은 음료를 플라스틱컵에 옮겨달라고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환경오염 해결을 위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는 소비자가 대다수라면 무엇이 문제겠는가. 아쉽지만 그런 소비자는 많지 않다. 모든 소비자에게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라고 요구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익을 추구하려는 동기보다 손실을 회피하려는 동기가 더 강하다. 소비자들은 익숙하게 누려오던 많은 혜택이 줄면 본능적으로 그것을 회피하려 한다. 혜택을 잃는 것을 손실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 행위가 자발적인 것이 아닌 강요 때문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의 문제는 더 말할 나위 없이 심각한 상황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보고서에 따르면 플라스틱 상당수는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한편에선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와 플라스틱의 비율이 50대50이 될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다. 잘게 쪼개진 플라스틱들은 바다를 떠다니다 바다 생물의 입 속으로 들어가는데, 이 미세 플라스틱 입자들은 먹이사슬을 통해 음식으로 인간의 몸속에 도달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셈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이나 비닐봉지, 페트병 생수 등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고 플라스틱 생분해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갈 길이 멀다. 

장기적으로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이 성과를 거두려면 법률이나 규제보다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동참의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카페의 플라스틱컵 외에도 페트병ㆍ비닐봉지ㆍ스티로폼 사용을 줄이려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편리함을 포기하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큰 상처보다 내 눈의 티끌 하나가 더 괴롭다는 속담처럼 이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거북이 코에 꽂힌 플라스틱 빨대 하나가 젊은 여성들의 에코빨대 사용캠페인에 불을 붙였듯이, 플라스틱 과용의 문제가 곧 나의 문제임을 깨닫게 할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면 소비자의 의식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래도 플라스틱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사용을 고집하는 소비자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방법은 어떨까. 페널티를 주기보다 비용을 치르게 하는 거다. 머그컵 커피는 4000원, 일회용 컵은 환경부담금 1000원을 더한 5000원!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kimkj@catholic.ac.kr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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