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 높아
국내 증시 박스권 양상 보일 듯

올해 하반기 투자시장은 우울하다. 경기상황, 투자환경 등 무엇 하나 호의적이지 않다. 2019년은 다를까. 올해 10월 메릴린치가 벌인 설문조사를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펀드매니저 85.0%(설문조사 대상 174명)가 “세계 경제가 Late Cycle(경기확장 후반부)에 진입했다”고 응답했다. 이런 시기엔 어떤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답을 찾아봤다. 

글로벌 경제 지표가 하락하면서 내년 국내 증시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경제 지표가 하락하면서 내년 국내 증시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2018년 증시는 상승장이 이어질 것.” 지난해 12월엔 이 전망에 이견을 달기 어려웠다. 2000포인트대에서 시작한 지난해 국내 증시는 2600선까지 다다르며 박스피 탈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세계 경기 회복→한국 수출 호조→기업 실적 개선’이 선순환으로 돌자 외국인의 투자자금이 밀려들어왔다. ‘코스피 3000 시대’를 점치는 이들도 꽤 있었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 초만 해도 들어맞는 듯 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정부의 대북 특사 파견 등으로 남북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거란 얘기까지 등장하면서 증시가 꿈틀댔다. 하지만 우리 증시는 그 이후 럭비공처럼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튀었다. 난데없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됐고, 세계경기 지표가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에선 조선ㆍ자동차 등 핵심 제조업의 실적 부진, 버팀목이 돼왔던 반도체 기업의 전망 악화, 바이오 기업을 둘러싼 거품론이 이리저리 겹쳤다. 10월 29일 코스피는 종가 기준 2000선 아래로 내려갔다. 2016년 12월 7일(1991.89)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2019년은 어떨까. 확장 흐름은 확실히 꺾였다는 게 전반적인 분석이다. 일부에선 ‘Late Cycle(마지막 확장기)’을 제기하기도 한다. 글로벌 경제의 호황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판단이다.

이 전망이 들어맞을 경우 국내 투자자들이 정부에 대책을 하소연하는 건 의미가 없어진다. 어떤 단기 대책도 글로벌 추세를 바꾸긴 어렵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경제정책 개편도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긴 마찬가지다.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옳고 그른 투자원칙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원칙 없이 감만 믿고 대응하면 실패 확률이 높기 마련이다. 2019년 레이트 사이클 진입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투자 원칙을 세워보자.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미국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레이트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응답이 금융위기 때보다 많았다. 경착륙이란 비관적 전망까진 아니더라도 글로벌 경기가 점차 둔화하는 건 피할 수 없을 공산이 크다. 특히 국내 증시는 금융위기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당분간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다.”

크게 상반기와 하반기를 나눠 살펴보자. 내년 상반기 가장 큰 변수는 미중 무역전쟁이다. 해가 바뀐다고 긴장이 풀릴 것으로 낙관하긴 어렵다. 올해에도 미국 중간선거 등 몇차례 변곡점이 있었음에도 양국은 갈등일로만 걸었다. 소재용 애널리스트는 “이때는 투자자산의 기대수익을 낮춰 잡는 게 현명하다”고 귀띔했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됨에 따라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는 게 좋다는 거다.

하반기는 ‘글로벌 경기의 경착륙과 연착륙’의 분기점이다. 무역전쟁이 격화되면 경착륙을 피할 수 없겠지만, G2는 무역전쟁 장기화의 역설을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중국은 수출 판로가 막히면서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거고, 미국 역시 주요 IT 기업들의 이익 감소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과 중국 모두 마냥 세勢 과시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란 얘기다. 위세를 떨치던 달러가 이때는 풀이 죽고, 틈새를 공략해 위험자산 투자 기회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2019년 코스피지수는 어떻게 될까. 외국인 자본유출 가능성이 높은 내년 한국 주식시장은 박스권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개인 투자자를 뒷받쳐 줄 매수주체가 기관투자자뿐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수급이 부진한 상황에서는 기관투자자가 투자를 하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기관 투자로 주가가 올라간 기업이 계속해서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관투자자가 비중을 높이는 중소형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1년간 국내 기관의 순매수 강도가 높았던 업종은 미디어, 조선, 제약, 생물공학, 전기장비 등이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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