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The SCOOP) 세꼭지뉴스 
1분위 소득 3분기 연속 뒷걸음 
조선 살리기 유효한 실적 거둘까 
단기외채 비율 급상승 괜찮나

올 3분기 소득분배 관련 지표들이 악화일로를 걸었다. [사진=뉴시스]
올 3분기 소득분배 관련 지표들이 악화일로를 걸었다. [사진=뉴시스]

[3분기 가계동향조사의 함의]
소득 아랫목 더 냉랭해졌다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올 3분기 소득분배가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의 소득은 줄고, 고소득층의 지갑은 두꺼워졌다는 얘기다. 통계청의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 결과’를 보면, 1분위 소득(하위 20%)은 131만7600원으로 1년 전보다 7.0% 줄었다. 1분기(-8.0%), 2분기(-7.6%)에 이어 3분기 연속 뒷걸음질이다.

반면 상위 20%인 5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973만57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2016년 1분기부터 11분기 연속 증가세다. 소득 양극화는 근로소득 부문에서 두드러졌다. 1분위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22.6% 줄었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5분위 근로소득은 11.3% 늘어 1분기(12.0%), 2분기(12.9%)에 이어 10%대 증가세를 유지했다. 4분위 근로소득 역시 2.6% 증가했다. 2017년 1분기 이후 6분기째 증가세다.

통계청은 소득 양극화의 이유로 소득 수준별 상이한 고용 상황을 꼽았다. 예컨대, 1분위의 가구당 취업 인원수가 지난해 3분기 0.83명에서 이번 분기 0.69명으로 16.8% 급감한 반면 5분위의 경우 2.00명에서 2.07명으로 3.4% 늘었다.

근로소득만이 아니다. 가구의 소비 여력을 나타내는 처분가능소득의 양극화 현상도 더 뚜렷해졌다. 모든 분위에서 처분가능소득이 늘었지만 1분위만 83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줄었다. 4분위와 5분위 처분가능소득은 287만6000원, 459만6700원으로, 각각 5.3%, 7.8% 증가했다. 대표적인 분배 지표 중 하나인 ‘5분위 배율’도 나빠졌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와 하위 20% 간 차이를 나타내는 값인데, 3분기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52배로 1년 전(5.18배)보다 크게 올랐다. 금융위기가 한국을 덮친 2008년(5.45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용둔화나 내수부진 등 경기 상황이 저소득 가구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9월부터 실시된 기초노령연금이나 아동수당 등의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총평했다.

[정부 조선산업 활력제고 방안 발표]
또 혈세 지원 밑빠진 조선에 물 붓기

정부가 혈세 1조7000억원을 들여 조선업 살리기에 나선다. 22일 정부는 국정현안조정점검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합동 ‘조선산업 활력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2025년까지 관공선 40척과 민간선박 100척 등 총 140척의 액화천연가스(LNG) 연료선 발주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게 골자다. 1조원 규모의 친환경 선박시장을 창출해 조선사들이 미래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거다. 금융지원 방안도 내놨다. 총 7000억원 규모의 신규 금융지원과 1조원 규모의 만기연장도 지원한다. 일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조선사 및 기자재 업체들이 주요 지원대상이다. 

정부의 '조선산업 활력제고 방안'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진=뉴시스]
정부의 '조선산업 활력제고 방안'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사진=뉴시스]

업계는 지원책을 환영하면서도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업체들은 구조조정과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성장해 국내 산업을 위협하고 있다”며 “공급과잉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적 지원만 하면 구조조정의 속도가 늦어지고, 업체간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산업 경쟁력을 깎아먹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미 정부는 2016년과 올해 4월 공공 발주와 산업 경쟁력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조선산업 발전전략’을 내놓고 수조원을 쏟았다. 하지만 숱한 지원에도 조선업 불황은 계속됐고, 우리 조선사의 경쟁력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지원책을 꺼냈으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원’이라는 지적 도 무리가 아니다.

[순대외채권 사상 최고치 기록]
단기외채 비율 상승세 괜찮나 

올 3분기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이 46 22억 달러(약 522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9월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은 올 2분기(4549억 달러) 대비 72억 달러 증가했다. 순대외채권은 우리나라가 해외에 빌려준 돈(대외채권)에서 해외에 빌린 돈(대외채무)을 뺀 수치다. 해외에서 받아야 할 돈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이 4662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사진=뉴시스]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이 4662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사진=뉴시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는 31.8%로 2분기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5년 2분기 32.3%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단기외채는 만기 1년 미만의 외채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변동성이 커지면 자본이 급격하게 빠져나갈 수 있어서다. 단기외채의 비율로 대외지급능력을 판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은행은 단기외채 비율의 상승에도 우리나라의 외채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단기외채비율이 높아지긴 했지만 2015년 이후 약간씩 횡보하는 수준”이라며 “대외지급능력은 안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미중 무역전쟁,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는 변수가 많아서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늘어난 외환보유액만 믿고 긴장을 풀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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