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
인공지능 시대를 위한 교육 혁명

AI 시대에는 인간 고유의 독해력과 유연성, 판단력을 키워야 유리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I 시대에는 인간 고유의 독해력과 유연성, 판단력을 키워야 유리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가올 미래에 인공지능(AI)이 인간을 넘어설 것이라며 두려워한다. 공장 기계화가 생산직 종사자를 절반으로 줄였다면 인공지능화는 화이트칼라 수를 그만큼 줄일 것이라는 불길한 전망도 나온다. 그러면서 ‘AI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아이들을 성적으로 평가하는 사회 시스템을 바꾸고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한목소리를 낸다. 그렇다면 AI는 정말 인간보다 모든 면에서 월등한 것일까. 우리 아이들은 AI와 어떻게 공존하며 살아가야 할까.

2011년 일본은 ‘로봇은 도쿄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가?’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한계를 명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였다. 인공지능 로봇 ‘도로보군’은 도쿄대학에 합격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돼 각 시험 과목을 공략하며 수험생들과 경쟁했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아라이 노리코 교수의 신간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은 지난 2월 일본에서 출간된 이후 20만 부 넘게 판매되며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금까지 진행된 연구 성과로 볼 때, 도로보군은 일명 ‘MARCH’라고 불리는 일본 유명 사립대학인 메이지대, 아오야마 가쿠인대, 릿쿄대, 주오대, 호세이대에는 어렵지 않게 합격했다. 도로보군의 성적은 전체 수험생 중 상위 20%에 해당했다. 하지만 그런 도로보군도 도쿄대학에 합격하는 것은 무리였다. ‘독해력’이 없기 때문이었다. 도로보군은 문제의 문맥을 이해하지 못한 채 빅데이터를 활용해 통계적으로만 답을 도출한다. 인공지능은 논리ㆍ통계ㆍ확률로 치환되는 것만을 계산할 수 있기에 ‘의미’와 ‘상식’의 한계를 넘지 못한 것이다.

더 큰 문제점도 나타났다. 인공지능보다도 낮은 성적의 인간 수험생이 80%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저자는 일본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기초 독해력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수많은 학생들이 문맥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한 계산과 암기만으로 문제를 풀고 있었다. 중학생 3명 중 1명은 간단한 문장조차 읽지 못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이 책은 우리의 아이들을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재로 성장시키기 위한 교육 방향을 제시한다. 수학자이자 인공지능 개발 과정을 현장 지휘했던 저자는 계산력과 암기력에서 인공지능에 맞먹을 수 없다면 인간 고유의 독해력과 유연성, 판단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의 위기가 단순히 인공지능 때문이 아니라 ‘제대로 읽고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학습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 그릇된 교육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이 책은 인공지능 로봇의 개발 과정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도로보군이 세계사와 영어 영역의 대학 입시 문제를 푸는 과정과 시리(Siri), 구글 번역 등을 예로 들며 인공지능기술 원리를 설명한다.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쉽고 명쾌한 길잡이가 돼줄 것이다.

세 가지 스토리

「이탈리아에서 있었던 일」
히라사와 마리코 지음 | 페이퍼스토리 펴냄


아그리투리스모란 말을 아는가. 농업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아그리투콜라’ 여행을 뜻하는 ‘투리스모’의 합성어다. 이는 이탈리아 농가 민박에 머무르며 자연을 즐기는 새로운 여행방식이다. 아그리투리스모에 이끌린 저자는 이탈리아 농가 곳곳을 누비며 느꼈던 감동을 책으로 펴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슬로푸드ㆍ유기농ㆍ와이너리 체험 등 삶의 평온함이 깃든 일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물이 되어라, 친구여」
이소룡 지음 | 필로소픽 펴냄


한 분야의 정점에 다다른 인물은 다른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설적인 영화배우이자 무술인인 이소룡이 그렇다. 이 책은 이소룡이 독서 중에 틈틈이 써 놓은 메모와 단상이 담겨 있다. 친구ㆍ동료ㆍ기자들과 나눴던 대화도 있다. 저자는 삶의 의미부터 연애ㆍ사랑까지 다양한 주제를 자신만의 철학적 사유로 풀어냈는데, 그가 던지는 말 한마디의 울림은 그의 주먹만큼이나 묵직하다.

「휴식의 철학」
애니 페이슨 콜 지음 | 책읽는귀족 펴냄


휴식에도 철학이 필요할까. 저자는 “단연 그렇다”고 힘줘 말한다.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제대로 쉬어야 우리 몸과 마음이 진정한 휴식을 가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책은 저자가 학교에서 수십년간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법칙을 다룬다. 몸의 이완, 야외에서의 운동, 정신집중 등 다양한 휴식법이 담겨 있다. 항상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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