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용 위성안테나 제조기업 인텔리안테크

고속인터넷 시대가 열렸다고 하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숱하다. 통신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과 망망대해다. 글로벌 IT기업이 위성통신 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흥미롭게도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곳은 국내 중소기업 ‘인텔리안테크’다. 2016년 코스닥에 상장한 이 기업은 기술력으로 ‘바다 통신’을 지배하고 있다.

선박용 위성 안테나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선박용 위성 안테나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5G 초고속인터넷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는 12월 5G 상용화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통신 인프라 투자 부족으로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국가가 수두룩하다. 개발도상국의 인터넷보급률은 34.1%(2015년 기준)에 불과하다. 선진국의 인터넷보급률인 81.3%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이 선택한 해법은 인공위성이다. 페이스북은 소형 인공위성 ‘아테나’를 개발 중이다. 엘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엑스는 인터넷 인공위성을 활용해 전세계에 광역대 인터넷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인공위성 벤처기업 원웹도 인공위성 600개를 쏘아 올려 지구를 인터넷으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위성 산업의 확대는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 제조업체 인텔리안테크에 큰 기회일 수 있다. 2016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 회사의 주력사업 분야는 위성통신·위성방송통신 안테나 장비 생산이다. 전체 매출의 95%를 수출로 벌어들일 정도로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은 기업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초로 3가지 위성 주파수대역(C·Ku ·Ka밴드)의 데이터 통신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정지궤도(GMO), 중궤도(MEO) 위성을 모두 탐색·추적할 수 있는 안테나를 개발했다. 선박용 VSAT(초소형위성송수신국·Very Small Aperture Terminal)를 생산하는 인텔리안테크는 글로벌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 시장에서 점유율 41.8%(지난해 기준)를 기록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위성을 이용한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십(Smart Ship) 보급에 따라 VSAT 안테나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공산이 크다.

 

선박 운항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연료비를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느냐다. 최단경로를 이용하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 이런 문제를 위성을 활용한 데이터 통신이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VSAT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재 대형선박 중 위성 안테나를 장착한 선박의 비율은 18%에 불과하다. 해상용 통신 서비스 시장이 2027년까지 연평균 12.7%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인텔리안테크엔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루즈 선박의 위성 안테나 장착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인텔리안테크는 이미 글로벌 크루즈 선박 시장점유율 1위 선사인 카니발의 단일 계약자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크루즈 선박에 사용하는 안테나장비의 규모가 크고 선박 한대당 3~5대의 안테나를 장착하는 만큼 인텔리안테크의 크루즈 선박 관련 매출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선박뿐만 아니라 방위산업 분야의 성장도 기대된다. 사업 분야를 해경과 해군뿐만 아니라 육군을 대상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인텔리안테크는 미 해군 산하 우주해군시스템사령부(SPAWAR)에 군용 위성통신 안테나(SPL100)를 공급할 예정이다.

인텔리안테크는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 현대일렉트릭·현대중공업·인말셋(위성통신서비스기업)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차세대 스마트십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선박의 모든 시스템과 기기를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스마트십 솔루션 서비스를 위한 테스트베드(시험시스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성장 모멘텀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인텔리안테크의 앞에 긍정적인 변수만 깔려 있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해양용 위성안테나 시장이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받는다는 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상 물동량이 증가해야 선박 운행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는 인텔리안테크에 부담일 수 있다. 실제로 이 회사의 주가는 상장 공모가 1만9000원을 계속해서 밑돌고 있다.

조선·해운업의 부진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회사의 실적만 놓고 본다면 과도한 조정일 수 있다. 인텔리안테크의 올해 실적은 매출액 1092억원, 영업이익 101억원, 당기순이익 83억원을 전망한다. 지난해 대비 매출액은 30.4%, 영업이익은 44.2%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올해 2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순이익(34억원)과 맞먹는 32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는 점도 실적 성장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 예상 실적을 반영해 인텔리안테크의 목표주가를 2만원으로 제시한다.
손창현 K투자정보 팀장 fates79@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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