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 손익분기점 확인해 봐야
내수 살리려는 술책이라는 지적도

“국제유가가 더 떨어져야 한다.” 요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틈만 나면 내뱉는 말이다. 중동 산유국들보다 손익분기점이 높은 자국 내 셰일가스 생산업계엔 이득일 것 같지 않은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가 뭘까. 답은 두가지다. 먼저 셰일가스의 손익분기점이 생각보다 많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유가를 떨어뜨려 내수 진작을 꾀하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하락을 부르짖는 이유를 취재했다. 
 

10월 초 정점(75~80달러)을 찍은 국제유가가 최근 가파르게 떨어져 현재(11월 넷째주) 50~60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유는 다양하다. 일단 최근 미국의 원유 생산량과 재고량이 급격히 늘었다. 11월 둘째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량은 8주 연속 증가세였다. 일평균 원유 생산량도 1170만 배럴로 러시아와 사우디를 앞질렀다. 미국이 주도한 대對이란 제재 효과는 나타나지 않아 공급과잉 우려까지 불렀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툭하면 “감산 반대”와 “유가 하락”을 외친다.

눈여겨볼 점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자국 내 셰일오일 업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거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보다 손익분기점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충수를 두고 있는 걸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임재균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은 유가 하락이 반가울리 없다”면서도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휘발유 가격을 낮춰 자국 내 소비(자동차)를 늘리면 전체 경제성장을 도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했을 수 있다는 거다. 

또다른 측면도 있다. 올해 3월 기준 셰일오일 생산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이 지난해보다 1~2달러 올랐지만, 2016년(51~54달러)보다는 확실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기술이 개선됐다는 방증이다. 미국 내 원유 생산량 증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임재균 애널리스트는 “일부 셰일오일(배럴당 약 50달러) 생산업체들은 ‘규모의 경제’도 실현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면서 “OPEC와 셰일오일의 경쟁에 의미 있는 변수가 등장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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