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는 스마트폰에 기회일까

스마트폰의 미래는 얼마나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느냐에 달렸다. 온갖 첨단기능을 탑재해도 좀처럼 판매량이 늘지 않던 스마트폰 제조사에 5G만한 희소식은 없다. 통신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 서비스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과연 5G 시대는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기회를 줄 수 있을까. 답을 하긴 어렵지만 분명한 건 있다. “지금은 속도로 놀래킬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5G 스마트폰의 미래를 취재했다. 

5G 스마트폰 시장의 호재가 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벽이 많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5G 스마트폰 시장의 호재가 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벽이 많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꿈의 통신기술’ 5G가 뽐낼 만한 장점은 많다. 속도가 빠른 건 당연하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5G는 초당 20Gbps 이상의 전송 속도를 자랑한다. 쉽게 말해, 15GB나 되는 UHD 영화를 6초 안에 받을 수 있는 스피드다.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LTE보다 20~40배 빠르다. 지연성이 낮다는 점도 5G만의 특징이다. 단말기에서 통신을 위해 보낸 데이터가 기지국과 서버를 거쳐 다시 단말기까지 되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얘기다. LTE가 0.02초 이상 걸렸다면 5G에선 0.001초, 50분의 1로 줄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반경 1㎢ 안에서 100만대 이상의 IT 기기가 동시에 연결돼 있어도 문제가 없다. 이 때문에 5G 기술은 무인차, 증강현실(AR)ㆍ가상현실(VR)ㆍ인공지능(AI)ㆍ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로 꼽힌다. 1~4세대의 변화를 합친 것보다 더 가공할 파괴력을 지녔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한국은 5G 선진국으로 통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LED 촛불로 형상화한 비둘기가 이 기술로 완성됐다. 국내외 주요 통신사 역시 2020년을 전후로 5G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정부 욕심은 더 크다.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 시점을 2019년 3월로 잡았다. 지난 6월엔 주파수 경매도 끝냈다.

 

12월 1일엔 국내 이동통신3사가 동시에 5G 전파를 송출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통신혁명은 4G에서 끝났고 5G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혁명의 시작”이라며 “대한민국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대’가 열린다는 건 미래 성장동력의 주도권을 쥐는 것이자 어마어마한 규모로 창출될 세계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라며 큰 의미를 뒀다.

5G 서비스의 등장을 가장 반기는 건 침체를 겪는 스마트폰 시장이다. 5G 스마트폰은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시계추를 거꾸로 돌려보면, 3G에서 4G로 넘어가던 시기에도 스마트폰이 반색했다. 

전세계가 2010년 LTE 상용화를 선언하자, 2011년 1.5% 비중에 불과했던 LTE 스마트폰 비중은 2년 만에 14.7%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휴대전화 제조업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5G 스마트폰 출시시점을 발빠르게 내년 상반기로 잡은 건 이 때문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5G 통신 환경을 먼저 선점할 가능성이 높은 한국을 테스트베드로 삼으면 5G 스마트폰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이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데 유리한 조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5G 스마트폰 얼마나 통할까

하지만 5G 스마트폰의 ‘장밋빛 미래’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재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의 설명을 들어보자. “소비자는 늘 빠르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원한다. 하지만 요금이 비싸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전송속도가 빨라졌다는 이유로 선뜻 지갑을 열까. LTE 환경에서도 스마트폰의 기능을 활용하는 데 문제가 없지 않은가. 이통사들이 5G를 LTE와 동일한 요금을 적용한다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속도가 빠른 만큼 더 많은 데이터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5G 스마트폰으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는 그다지 많지 않다. 통신장비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큰 스마트폰도 성인 남성의 손바닥 크기”라면서 “이런 화면으로 UHD 방송을 보는 일이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안겨주진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통신업계 역시 스마트폰이 아닌 셋톱박스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차량 등 기업대기업(B2B) 서비스를 먼저 준비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당장 내일 망網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지만 5G 스마트폰의 상용화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5G 서비스가 시작되고 전국망이 완성되는 것은 2020년 이후로 점쳐진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중 하나인 애플은 5G 스마트폰 출시 계획을 내놓지도 않았다. 5G 스마트폰 낙관론을 경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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