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뷔페와 閑食

2014~2016년 성장세였던 한식뷔페가 지난해부터 성장 정체에 빠졌다.[사진=신세계푸드 제공]
2014~2016년 성장세였던 한식뷔페가 지난해부터 성장 정체에 빠졌다.[사진=신세계푸드 제공]

기본 한두시간은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었던 한식뷔페가 정체의 늪에 빠졌다.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활활 타오를 줄 알았던 시장은 2년여 만에 불꽃이 수그러들었다. 2013년 7월 첫 매장(판교점)을 연 계절밥상(CJ푸드빌)은 2015년 33개, 2016년 45개, 2017년 54개으로 매장 수를 크게 늘려왔다. 하지만 올해 10월 기준 전국 매장 수는 45개로 다시 쪼그라들었다. 같은 한식뷔페인 자연별곡(이랜드파크)과 올반(신세계푸드)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2014~2016년 매장 수가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2017년부턴 매장 수가 늘지 않고 있다. 왜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한식뷔페 성장이 정체된 건 콕 집어 한가지라기보다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단 외식시장이 패밀리레스토랑이나 대형식당보다는 맛집이나 인기 셰프가 운영하는 음식점 중심으로 바뀐 게 한식뷔페를 위축시키고 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배달앱이나 가정간편식(HMRㆍHome meal replacement)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일부에선 한식뷔페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2016년)돼 신규 출점이 제한됐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말한다.

소비자들 생각은 좀 다르다. “한식이 워낙 익숙한 메뉴라 큰 매력이 없는 데다 각 브랜드만의 특색 있는 메뉴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딱히 한식뷔페를 찾을 이유가 없다”고 꼬집는다. 호기심에 한두번 갈 수는 있지만 꾸준히 갈만한 곳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한식뷔페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어떻게든 지금의 정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계절밥상을 운영하는 CJ푸드빌은 매장 중심이던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고 있다. 쉽고 간단하게 계절밥상 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가정간편식을 강화했다. 지난 7월엔 신선식품 배송업체인 마켓컬리에도 입점했고, 8월엔 매장에서만 즐길 수 있었던 한식 메뉴를 포장 판매하는 ‘계절밥상 그대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O2O 배달앱과 제휴하는 등 채널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올반을 운영하는 신세계푸드는 2016년부터 올반을 플래그십 스토어로 활용하고 있다. 가정간편식 메뉴를 출시하기 전에 올반에서 먼저 메뉴로 선보여 소비자 반응을 살피는 거다. 

한식뷔페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외식산업 전망이 좋지 않아서다. 특히 한식 음식점업 전망지수는 외식산업 전체 지수보다 더 안 좋다. 한식뷔페가 생과 사의 기로에 서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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