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고추 같은 맛에 해외시장 ‘얼얼’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해외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청양고추만큼 매운맛에 세계인의 입맛이 매료된 셈이다. 불닭볶음면이 제2의 초코파이로 자리 잡을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삼양식품은 오리온의 길을 재연할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불닭볶음면의 가능성을 살펴봤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중독성 강한 매운맛으로 외국인들의 입맛을 잡았다.[사진=연합뉴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중독성 강한 매운맛으로 외국인들의 입맛을 잡았다.[사진=연합뉴스]

삼양식품의 효자상품 불닭볶음면의 흥행이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2016년 SNS상에서 중독성 강한 매운맛으로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출시 첫해 352억원이던 불닭볶음면의 매출액은 지난해 25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매출 성장을 이끈 건 해외시장이다. 불닭볶음면은 현재 중국ㆍ동남아ㆍ미주ㆍ유럽 등 6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청양고추만큼 매운 한국 면에 손을 뻗친 외국인이 많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불닭볶음면의 매출의 70.0%(1750억원)가 수출에서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수출액(930억원)이 내수 판매액(660억원)을 웃돌았다. 불닭볶음면이 제2의 초코파이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초코파이는 오리온의 대표적인 효자상품이다. 지난해 초코파이 매출액 3920억원 중 3020억원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1993년 중국에 초코파이를 수출하기 시작한 오리온은 1995년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이어 중국ㆍ베트남ㆍ러시아에 생산공장을 짓고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현재 초코파이는 6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 내에선 초코파이를 중국 제품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을 정도로 현지화가 잘 돼 있다”면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태 이후 오리온이 한국 기업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실적에 타격을 입었지만, 초코파이의 경우 사드 사태 이전의 매출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됐다”고 말했다.

삼양식품도 수출 전용 불닭볶음면을 개발하는 등 현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6년엔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커리불닭볶음면, 지난해엔 중국시장을 노린 마라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는 색다른 매운맛 제품을 개발해 9개 제품 라인업을 갖췄다”면서 “지난해 해외마케팅팀을 신설하고 국가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불닭볶음면이 제2의 초코파이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렇게 전망했다. “해외시장에서 1년 인상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매운맛 라면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은 인정받은 셈이다. 다만 유통채널이 중국 내 온라인몰과 중소형 유통채널에 편중됐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식품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중국시장에선 대형마트에 입점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이어가려면, 유통망 확보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까르푸, 월마트, 우메이物美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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