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전기차 NO 보조금 시대 
[김필수의 Clean Car Talk] 전기차 NO 보조금 시대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호수 317
  • 승인 2018.12.12 0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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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용 충전기 보조금 중단 결정

우리 생활 곳곳으로 전기차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어느덧 연간 보급량 3만대 시대다. 전기차 확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건 정부 보조금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유인책에 만족해야 할 보조금 의존도가 너무 커졌다.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선 자립을 유도할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가 비공용 충전기 보조금 중단을 결정한 건 그래서 옳은 조치라 본다. 

정부가 비공용 충전기 보조금 중단을 결정한 건 옳은 일이다.[사진=뉴시스]
정부가 비공용 충전기 보조금 중단을 결정한 건 옳은 일이다.[사진=뉴시스]

최근 몇년간 국내 자동차 산업의 과제는 ‘전기차 시장 활성화’였다. 올해는 이 과제를 달성하지 못했다. 전기차가 시장의 대세인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는 수준까지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기차의 국내 보급 대수는 연간 3만대에 불과하다. ‘세컨드카’ ‘도심 단거리 주행’ 등으로 역할도 제한돼 있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도 아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친환경 전기차’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지난해 세계에서 팔린 전기차는 110만대에 불과하다. 자동차 시장의 규모가 9500만대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다만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특히 2019년은 전기차 시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거의 모든 제조사가 한두개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출시하는 시점이어서다. 짧은 주행거리와 비싼 가격에 소비자를 주춤하게 했던 전기차의 단점이 상쇄될 공산도 크다. 특히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시장성을 강조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공세는 눈여겨볼 만하다. 

사실 전기차가 시장성을 강조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가격이 만만치 않다. 전기차가 ‘탈 만한 차’라는 평가를 받은 건 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보조금 지원 덕분이다. 전기차가 생각보다 비싸지 않다는 점이 강조되다 보니 내연기관 차량에만 익숙했던 운전자들의 관심을 전기차로 돌려놓을 수 있었다는 거다. 공교롭게도 이런 보조금 지원제도가 변화를 맞는 것도 2019년이다. 올해까지 최대 1200만원을 지원하던 정부 보조금은 내년 900만원으로 쪼그라든다. 지자체 추가 지원금도 덩달아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 활성화를 외치는 마당에 보조금 축소는 이치에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쁘게 볼 일은 아니다. 당장 전기차 굴기를 선언한 중국만 해도 보조금을 줄이는 추세다. 기술력은 취약한데 보조금에만 연명하는 기업들의 옥석 가리기를 하기 위해서다. 시장의 부실 성장을 막겠다는 거다. 전기차 사용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정 없이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보조금 지원 규모가 크면 시장 경쟁에 따라 가격 거품이 빠지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최근 비공용 충전기의 보조금 중지를 결정한 건 긍정적이다. 충전기는 전기차의 인프라라는 점에서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비공용 충전기는 얘기가 다르다. 특정 개인만을 위한 충전기라서다.

올해까지 비공용 충전기에 최대 150만원의 보조금을 줬는데, 이미 구입 단계에서 막대한 보조금을 받고 있어 이중지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보조금에 충전기 가격을 맞추다 보니 중국산 저가모델이 유행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정부는 비공용 충전기 보조금 중단을 계기로 충전기 보급 전략을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 갈수록 예산이 줄어들고 있으니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시기임에 분명하다.  먼저 급속 충전기 전략을 다시 세우는 게 좋다. 공공용 급속 충전기는 어디까지나 ‘비상용’이다. 전기차 소유주가 편하게 쓸 수 있는 충전기가 아니다.

이 때문에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야간 공공용 완속 충전기를 보급하는 게 훨씬 더 유효한 접근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좁은 주차장에  충전기를 설치하는 걸 두고 주민끼리 갈등을 빚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주파수를 이용해 ID를 식별하는 전자태그(RFID)가 부착된 ‘이동형 충전기’를 체계적으로 늘리는 건 대안이 될 수 있다.

전기차 시장 활성화의 열쇠는 예나 지금이나 충전기 인프라의 확대다. 한발 더 나아간다면 어떤 충전기 인프라를 구축할지도 고민해야 할 때다. 전기차 시대가 열리고 있다. 입으로 떠들 시기는 지났다. 이젠 준비를 마쳐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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