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 전문업체 서울옥션

지난해까지 침체를 면치 못했던 미술품 경매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해외에선 경매가 열릴 때마다 역대 최고 경매가를 경신하고, 국내에선 한국 미술품들이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 그러면서 미술품 경매 전문업체 서울옥션에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업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 3대 경매 시장인 홍콩에 법인을 갖고 있다.

서울옥션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홍콩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옥션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홍콩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까지 미술품 경매시장은 불황을 면치 못했다. 경매시장의 두축인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로, 중국은 ‘부패와의 전쟁 선언’으로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국내 경매시장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20 16년 국내 거장들의 작품이 위작 논란에 휩싸이면서부터다. 그 결과, 971억원(2014년)에서 1881억원(2015년)으로 급성장했던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은 지난해 1890억원으로 2년 새 9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랬던 미술품 경매시장 분위기는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반전을 맞았다. 크리스티·소더비 등 해외 주요 경매마다 최고가 낙찰 기록이 깨지고 있어서다. 지난 5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선 ‘석유왕’으로 불리는 존 록펠러의 컬렉션 1600여개가 총 8억4000만 달러(약 9298억원)에 낙찰됐다. 단일 컬렉션으로는 최대 규모다.

덩달아 국내 화가들의 작품도 인기몰이 중이다. 5월 홍콩에서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서 한국 화가 김환기의 점화 ‘3-II=72 #220’가 85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국내 미술품 경매 역사상 최고가다. 국내외 미술품 경매시장이 활황기에 접어들면서 미술품 경매 전문업체 서울옥션도 투자자들의 관심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랜 업력을 기반으로 국내 경매시장에서 1등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어서다.

서울옥션의 주요 매출원은 미술품 판매다. 전체 매출의 50%에 달한다. 이밖에 미술품 경매(26%), 미술품 중개(10%), 미술품 담보대출(1.3%) 등의 사업도 진행 중이다. 서울옥션의 시장 지배력은 막강하다.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점유율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의 강점은 거대한 유통망이다. 2008년 처음 홍콩에 진출한 서울옥션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홍콩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홍콩 미술품 경매시장은 세계 3대 시장으로 꼽히는데, 규모는 약 4조원에 이른다. 올해엔 홍콩에 상설 전시장도 열었다. 미술작품을 상시로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한 셈이다.


경매 낙찰률도 높다. 서울옥션은 지난 11월 제27회 홍콩 미술품 경매에서 230억원가량의 미술품을 출품했는데, 그중 192억원의 미술품을 낙찰했다. 낙찰률은 88%에 달한다. 그 결과, 서울옥션은 올해 총 4회의 홍콩 경매에서 80%대의 낙찰률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 작품이 홍콩에서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서울옥션에 호재다. 특히 2015년에 김환기·이우환 등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이 각광을 받았다. 이는 한국 작품이 재평가를 받고, 덩달아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도 뜨거운 아이템으로 떠오르는 계기가 됐다.

서울옥션은 미술품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27일 열리는 홍콩 경매에서 앤디 워홀·세실리 브라운·루이스 부르주아 등 외국 유명 작가들의 주요 고가 작품들을 출품할 예정이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미술품을 확보하고 전도유망한 작가를 관리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이를 통해 갤러리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건 물론 본업인 경매 부문에서의 시너지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인 서울옥션블루와 프린트베이커리의 성장세도 지켜볼 만하다. 온라인 경매를 담당하는 서울옥션블루는 지난해 143억원의 경매 낙찰총액을 기록했다. 명품 주얼리·피규어·디자인 가구 등 사업 아이템을 넓히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중저가 미술품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성장세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론칭한 프린트베이커리는 오프라인 미술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한정판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미술품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현재 국내외에 6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미술품 관련 세법이 바뀌는 것도 서울옥션에 긍정적이다. 내년부터 공공장소 전시 목적으로 미술품을 구매하는 경우 비용 인정 금액이 작품당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국내 미술품 거래가 지금보다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서울옥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옥션은 올해 매출 720억원, 영업이익 1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 4분기 낙찰액이 크게 증가해 경매 수수료 매출만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목표가는 2만원을 제시한다.
이종현 케이프투자증권 과장 rangers79@naver.com | 더스쿠프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