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윤 심플키친 대표 “몸만 오세요 주방 드립니다”
임태윤 심플키친 대표 “몸만 오세요 주방 드립니다”
  • 이지원 기자
  • 호수 317
  • 승인 2018.12.14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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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주방 선보인 임태윤 대표의 공유경제학

공유경제 바람이 외식업계에도 불고 있다. 공유주방이 등장하면서다. 공유주방은 주방설비와 기기가 갖춰진 공간을 대여하는 서비스다. 우버(Uber)의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도 문을 두드릴 만큼 한국 공유주방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지난 5월 공유주방 서비스 ‘심플키친’을 론칭한 임태윤(24) 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임태윤 심플키친 대표는 “국내 공유주방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사진=천막사진관]
임태윤 심플키친 대표는 “국내 공유주방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사진=천막사진관]

호텔 업계를 뒤흔든 ‘에어비앤비(Airbnb)’, 오피스 문화를 바꿔 놓은 ‘위워크(WeWork)’. 모두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이다. 이들은 기업가치 100억 달러(약 11조원) 이상의 데카콘 기업이기도 하다. 소비 패턴이 소유에서 경험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에는 주방을 공유하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공유주방에서 음식점을 창업하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하지만 공유주방의 등장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하지 않다. 음식점업 폐업률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고정비를 줄이려는 이들이 많아진 결과이기 때문이다. 음식점업 폐업률은 23.8%(2016년 기준 · 국세청)로 소매업(19.7%), 서비스업(14.1%)보다 높다. 매출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고정비를 줄이는 게 자영업자들의 과제가 된 셈이다. 공유주방 업체 심플키친의 임태윤 대표는 “공유주방은 국내에서 아직 생소하지만, 고정비 절감 면에서 음식점 창업자들에게 최적화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 공유주방이라는 개념이 낯설다. 어떤 서비스인가.
“주방기기와 설비가 갖춰진 조리 공간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미국 · 유럽 · 중국에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사업 분야다. 업체마다 조금씩 지향하는 바가 다른데, 심플키친은 배달 전문 공유주방이다.”


공유주방을 더 쉽게 이해하려면, 푸드코트를 생각하면 된다. 배달 음식점 창업을 원하는 창업자에게 독립된 주방 공간을 대여해주는 거다. 주방기기나 설비가 갖춰져 있고, 창고 · 휴게공간을 공유해 창업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 심플키친을 창업한 계기가 궁금하다.
“국내 증권사에서 인턴생활을 했다. 업무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작은 가게더라도 직접 운영하면서, 기업의 가치를 만들고 키워가고 싶었다. 그때 생각했던 게 식당 창업이었다. 유학생 시절 한식을 자주 만들어 먹었고, 요리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드오션인 국내 자영업 시장에, 요리를 좋아하는 정도의 실력으로 뛰어들기에는 리스크가 컸다.”

✚ 그런데 왜 공유주방이었나.
“국내 배달음식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배달음식 시장 규모(15조원 · 업계 추정치)는 인구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런 때에 배달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위한 공유주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가까운 중국만 해도 배달문화가 확산하면서 공유주방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에는 아직 자리 잡지 않은 사업 모델이었다.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다.”


고정비 줄여주는 공유주방

✚ 1호점 현황은 어떤가. 
“지난 5월 강남구 역삼동에 1호점을 오픈했다. 13~16㎡(약 4~5평) 규모의 독립된 주방 9개가 갖춰져 있다.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다. 현재 입점한 업체는 역삼동 마약김밥, 떡볶이드림, 서울포케, 타이투고 등이다.”


✚ 심플키친의 장점은 무엇인가.
“음식점업의 폐업률이 높은 건 고정비 부담 때문이다. 매출액 대비 임대료 · 인건비 · 가맹비 등 매달 나가는 고정비 부담이 크다. 심플키친은 고정비는 물론 초기 창업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식당을 창업하는 데 1억원 이상이 든다. 보증금 · 인테리어 · 주방설비 등을 갖추는 데 목돈이 필요하다. 심플키친은 보증금 900만원에 월정액 160만원(1호점 기준)에 이용할 수 있다. 초기 창업비용과 고정비가 감소하는 만큼 사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 왜 월 160만원인가.
“160만원에는 공간 · 주방설비 임대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 비용이 포함된다. 배달업체 등록, 광고대행, 마케팅 영업, 회계업무 등을 제공한다. 심플키친에 입점한 음식점 대부분은 2명이 운영한다. 음식 열정은 넘치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기엔 여력이 없을 수밖에 없다. 심플키친은 그런 부분을 보완해주고자 한다. 입주업체 간 식자재를 공동구매해 비용의 7~8%가량을 절감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의 전략이다.”


✚ 심플키친 입점 계약은 어떻게 이뤄지나.
“현재 1년 단위로 계약하고 연장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공유경제 모델이 음식점 창업 시장을 바꿔놓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공유경제 모델이 음식점 창업 시장을 바꿔놓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 심플키친에 입점하려는 업체가 많아지면, 월정액이 인상될 염려는 없나.
“단언컨대 없다. 심플키친은 입점 업체와 함께 성장하는 게 목표다. 1호점(역삼점)에 입점한 업체 중에 송파점과 화곡점에도 입점하려는 업체가 2~3곳 된다. 함께 사업을 확장해갈 계획이다.”


✚ 소비자 입장에선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배달업체를 신뢰하기 어려울 수 있다. 어떤가.
“좋은 지적이다. 배달 전문 음식점이 극복해야 할 점 중 하나가 맛과 위생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점이다. 우선은 ‘심플키친에 소속된 음식점이라면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신뢰를 쌓아나가는 게 목표다. 매주 위생검사를 실시하고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다.”


클라우드 키친, 한국서 론칭하면…

✚ 우버(Uber)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이 내년 공유주방 ‘클라우드 키친’을 한국에 론칭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파이가 커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직 공유주방이 사람들에게 생소한 만큼, 클라우드 키친이 한국에 진출한다면 공유주방의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 골리앗과 다윗의 힘겨운 싸움이 전개되지는 않을까.
“장기적으로, 클라우드 키친이 자본력으로 밀어붙인다면 막강한 경쟁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심플키친은 차별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또 한국 자영업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게 줄 수 있는 가치를 먼저 고민하고 있다는 게 심플키친의 강점이다.”


✚ 향후 출점 계획은.
“배달 음식점 창업은 공유주방에서 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년 1월에 송파점, 3월에 화곡점을 오픈하고 하반기까지 10호점을 오픈하는 등 빠르게 매장을 확대하고자 한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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