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OOK Review 츠타야, 그 수수께끼] 가치 파는 것과 설렘 주는 것
[Weekly BOOK Review 츠타야, 그 수수께끼] 가치 파는 것과 설렘 주는 것
  • 이지은 기자
  • 호수 318
  • 승인 2018.12.17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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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제안하는 ‘미디어 상점’
츠타야 서점은 오프라인 상점들의 불황 속에서 고공성장을 이뤘다.[사진=아이클릭아트]
츠타야 서점은 오프라인 상점들의 불황 속에서 고공성장을 이뤘다.[사진=아이클릭아트]

2003년 도쿄 롯폰기 힐스에 오픈한 ‘츠타야(TSUTAYA) 도쿄 롯폰기’에 스타벅스가 입점했을 때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일본 사람들은 크게 반응했다. 이미 미국의 ‘반즈 앤 노블’에서 선보이긴 했지만 당시 일본에 없었던 이 콘셉트는 화제가 되기 충분했다. 단순히 책을 구매하는 것이라면 인터넷을 이용하면 되지만, 이곳에선 그 이외의 요소들을 즐길 수 있다고 느끼게 한 것이다.

2011년 다이칸야마에 들어선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은 1만3223㎡(약 400평) 부지 위에 세워졌다. 출판업계의 불황ㆍ전자책의 등장ㆍ서점의 몰락 등 불안한 기운 속에 오픈한 이 대형서점은 우려와 달리 남녀노소가 모여드는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엔 ‘츠타야 가전’이 문을 열었다. 가전 비즈니스 환경이 좋지 않을 때 도쿄 후타코타마가와역 앞에 느닷없이 가전점을 오픈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츠타야 매장을 운영하는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CCC) 마스다 무네아키 사장은 “상품 판매가 아니라 생활을 제안하기 위함이다”고 답했다.

이처럼 새로운 도전이 오프라인 상점들의 불황 속에서 35년 역사의 츠타야 서점이 고공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다.  「츠타야, 그 수수께끼」는 ifs 미래연구소장인 가와시마 요코가 ‘물건 파는 상점’을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디자이너’로 변모시킨 기업인 마스다 무네아키 CCC 사장을 인터뷰한 책이다.

츠타야 서점은 일본 CCC 그룹의 전국 브랜드로 155㎡(약 35평) 작은 동네서점에서 시작해 현재 일본 내 1400개 매장, 연매출 2000억엔을 올리는 거대 브랜드로 성장했다. 여러 업종을 망라한 공통 포인트 적립 서비스인 ‘T포인트’ 회원 수는 일본 인구의 절반에 달한다(6788만명).

1980년 전후부터 일본 사회는 ‘생활의 패션화’가 진행됐다. 의복은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성보다 입는 사람의 가치관을 표현하게 됐고, 레스토랑은 허기 때문이 아니라 여유로운 공간에서 식사를 즐기기 위해 찾는 장소로 바뀌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패션을 확립하기 위한 샘플이 필요했다. 그래서 마스다 사장은 레코드나 비디오ㆍ서적과 같은 물건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발견할 기회와 장소를 제공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츠타야의 출발점이었다.

마스다 사장은 CCC를 ‘고객 가치를 확대해나가는’ 기획회사로 소개하며 고객 가치ㆍ수익성ㆍ직원의 성장ㆍ사회공헌 등 기획 요소 중 ‘고객 가치’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디지털온라인 시대를 살아가는 고객에게 실제 매장이 주는 매력과 우월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상품을 구매하면 곧바로 손에 넣을 수 있고, 실제 공간에서 오감으로 상품을 느끼는 행위의 설렘을 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스다 사장은 ‘물건’이 아니라 ‘가치’를 판매한다고 말한다. 츠타야의 성공을 지켜본 모든 사람들은 ‘가치’를 판매한다는 것의 의미가 궁금할 것이다. 이 책이 그 답을 담고 있다.

세 가지 스토리

「나는 오늘 행복할 거야」
정켈 지음 | 팩토리나인 펴냄


자신의 이야기를 독특한 화풍과 섬세하고 환상적인 표현력으로 그려낸 정켈 작가의 그림 에세이다. SNS상에서 공감을 불러 일으켰던 작품을 한데 모았다. 프랑스에서 그림을 공부한 작가는 자신의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 그 과정은 타인의 위로나 인정을 구하는 대신 스스로를 사랑하고 인정하는 과정이었다. 누구도 해주지 않았지만 작가 자신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들이다.

「내 치즈는 어디에서 왔을까?」
스펜서 존슨 지음 | 인플루엔셜 펴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후속작이다. 전작이 생존을 위해 과거를 잊고 새 치즈를 찾아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이번 작품은 어떻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할 수 있을지를 이야기 한다. 또 그 끝에서 우리가 행복할 수 있을지, 그것을 성공이라 부를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의사 출신으로 사람들의 내면을 치유하기 위해 작가의 길에 접어든 스펜서 존슨의 유작이기도 하다.

「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펴냄


정세랑 작가의 8년 만의 첫번째 소설집이다. 결혼과 이혼, 뱀파이어, 돌연사 등 다양한 소재를 경쾌하게 풀어낸다. 표제작 「옥상에서 만나요」는 직장 내 성희롱과 부조리를 겪으며 늘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그를 살린 건 함께 머리를 맞댄 회사 언니들이다. 자신이 떠난 자리에 올 누군가를 염려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마음만으로도 단단한 연대의 힘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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