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어로 본 2018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인싸(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ㆍinsider)’ ‘TMI(필요 이상의 과도한 정보ㆍToo Much Information)’…. 올해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린 유행어들이다. 지난해 유행했던 ‘스튜핏(현명한 소비)’ ‘욜로(한번 사는 인생 즐겁게ㆍYOLO)’ ‘혼술ㆍ혼밥’ 등과 닮은 듯 다른 말들이 올 한해를 휩쓸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설문조사 플랫폼 두잇서베이와 공동으로 실시한 ‘2018 유행어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성인남녀 2917명에게 “올해 가장 많이 회자된 유행어는 무엇이냐”고 물은 결과 ‘소확행’이 28.2%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2위를 차지했던 ‘욜로’의 연장 개념이지만 올해는 여유와 소박함이 더해졌다는 걸 알 수 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행복 키워드(취업포털 커리어) 역시 ‘워라밸’과 ‘욜로’를 제치고 ‘소확행’이 1위 자리에 올랐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이유는 뭘까. 만족감이 크고(58.9%), 많은 돈이 들지 않는다(27.8%)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굳이 비싼 돈 들여 해외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집근처 호텔에서 즐기는 호캉스, 동네 산책, 카페 투어로도 충분히 행복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해마다 바뀌는 유행어를 들여다보면, 우리 생활의 변화도 엿볼 수 있다.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가 중요한 시대에는 명품 소비가 늘었다면, 요즘같이 ‘나의 행복’에 집중하는 시대엔 가성비와 그것이 나에게 주는 의미가 더 중요해지기 마련이다. 결혼, 주택구입 등 일생일대의 커다란 이벤트 대신 취미생활, 여행, 디저트에 지갑을 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남에게 나를 과시하기보다 나의 행복에 집중하고 있다는 건 SNS의 영향력의 변화에도 알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SNS 활동은 꼭 필요하다”고 답한 비중이 2015년엔 35.2%였지만 올해 조사에선 30.7%로 줄었다. 반면 “행복한 모습만 보이고 싶어한다”는 대답은 61.2%에서 68.8%로 늘었다. 보이기 위한 수단의 SNS 활동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는 올해 유행한 ‘TMI(과도한 정보)’와도 일맥상통한다. 유행처럼 등장했다 사라지는 유행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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