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이후의 반도체 산업

반도체 호황이 끝났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국내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그리고 있어서다. 특히 반도체 호황을 이끈 D램의 침체는 충격이 크다. 무엇보다 D램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SK하이닉스로서는 이런 상황이 달갑지 않다. 하지만 이번에 낸드를 보완해 약점을 극복할 기회로 삼아야한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호황 이후 반도체 산업을 짚어봤다. 
 

올해 최고의 한해를 보낸 국내 반도체 산업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을 이끌었던 D램 가격이 잇따라 떨어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PC용과 서버용 D램 가격이 전월 대비 각각 2.4%, 2.9% 하락했다. 같은 기간 낸드(NAND) 가격도 5.9% 빠졌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글로벌 경기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공급과잉 현상으로 반도체 재고가 쌓인 결과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의 초호황이 끝자락에 다다랐다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2019년엔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D램ㆍ낸드 가격의 연간 하락률은 각각 20.9% 35.5%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도 업계에선 낸드가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왜일까.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낸드의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환산 생산량 증가율)는 약 40%이고, D램은 20%가량이다”면서 “낸드가 D램보다 가격 하락폭이 큰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눈여겨봐야 할 건 SK하이닉스다. D램이 흔들리고 낸드가 부각되면 D램 덕(영업이익 비중 93%가량)을 톡톡히 보던 SK하이닉스에 부메랑이 날아올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가 낸드 기술력 제고에 힘쓴다고 해도 당장 얼마만큼의 점유율을 따낼지는 미지수다.
 

일례로 올해 SK하이닉스의 낸드 분야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4850억원. 삼성전자(11조6210억원)의 8분의 1가량에 불과했다. D램이 흔들리면 SK왕조도 흔들릴까. 시장 상황은 SK하이닉스에 유리하지 않다. 이 위기를 돌파할 해법을 마련해야 할 때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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