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경제학자의 우려


촛불을 든 시민의 마음을 읽겠다고 했다. 잘해보겠으니 믿어 달라고 했다. 서민, 특히 저소득층은 환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낮은 곳을 바라보는’ 정치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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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 성장을 추진했다. 반신반의했지만 사람들은 믿었다. 소득을 늘려준다는데, 마다할 이유도 없었다. 일부에선 우려했다. ‘자영업이 붕괴할 거다’ ‘소득이 늘어봤자 대출 갚는 데 쓰일 거다’ ‘늘어난 소득은 당장 소비로 이어지기 힘들 거다’ 등등 이유는 숱하게 많았다. 


우려는 기우에 그치지 않았다. 소득은 소비로 이어지지 않았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경제적 불평등은 더 심화했다. 자영업계의 위기는 임계점을 넘어섰다. 


사람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진보학자들도 ‘경제정책의 일방통행’을 우려한다. 그 중엔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도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 당시의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책의 우선순위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지 않고 있는데, 소득주도 성장론이 어떻게 먹히겠는가. 재벌에 집중된 경제 구조를 건드리지 않았는데, 최저임금 인상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무얼 우선시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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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인 교수의 주장이 물론 ‘바이블’은 아니다. 다른 의견을 가진 경제학자도 적지 않다. 보수적 경제관을 가진 학자들은 소득주도 성장론 따윈 필요 없다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은 어떤 주장이라도 들어야 하는 자리다. 귀를 닫는 순간, ‘불통의 시대’가 열리기 때문이다. 더스쿠프(The SCO OP)가 박상인 교수를 만나 쓴소리를 부탁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가 ‘위기’다.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받아들여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 어쩌면 지금이 ‘골든타임’일지 모른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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