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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초반, 기업의 업무용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OS)는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윈도우 모바일’이었다. 하지만 2012년부터 서비스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고, 앞으로 2년 후에는 서비스가 중단된다. 인터넷 환경이 PC 중심에서 모바일 세상으로 바뀌면서 안드로이드가 순식간에 시장을 거침없이 삼킨 결과였다. 이제 안드로이드는 스마트 기기를 넘어 ‘물류창고’를 겨냥하고 있다.

e-커머스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데는 스마트 기기가 한몫 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e-커머스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데는 스마트 기기가 한몫 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신발ㆍ의류ㆍ액세서리 등 스포츠 관련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아식스 유럽 BV(아식스 코퍼레이션의 유럽법인)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물류시설에서 사용하던 모바일 기기를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교체했을 때였다.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모바일 운영체제 변경을 통해 창고 운영을 개선할 수 있을까.” 당연히 기대보단 우려가 많았지만 이는 기우에 그쳤다. 아식스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물류창고 관리시스템(WMS)을 도입해 생산성을 빠르게 향상시켰고 비용 또한 크게 절감해냈다. 

이처럼 스마트 기기는 e-커머스 시장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유통ㆍ제조ㆍ물류업체들은 온디맨드 경제(Ondemandㆍ수요자 요구대로 서비스ㆍ물품 등이 온라인 또는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되는 경제 시스템)를 충족해야 한다.

지브라 테크놀로지스가 최근 발간한 ‘풀밀먼트의 미래: 아태지역 비전 연구’에 따르면 e-커머스로 인해 빠른 배송을 요구하는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물류업체의 78%는 2023년까지 당일 배송 서비스를 목표로 했으며, 그중 40%가량은 2028년까지 두시간 내 배송을 실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선 물류창고와 재고관리를 재정비해야 한다.

 

그렇다면 차세대 플랫폼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는 안드로이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물류창고 운영의 이점은 무엇인가. 첫째, 안드로이드는 다양한 기존 시스템과 호환이 가능하다.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경우 기업은 시스템을 재구성하거나 운영자를 재교육할 필요가 없다. 

둘째, 이미 사용자들에게 친숙하다는 점이다. 물류창고 직원들은 스마트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면 터치스크린을 사용해 생산성을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오류 발생 가능성도 현저하게 낮췄다. 

셋째, 안드로이드는 다양한 관리 AP 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s)를 갖춘 안전한 플랫폼을 제공해 물류창고 IT 부서가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고 규정 준수를 강요할 수 있도록 한다. 

미래 글로벌 인력의 핵심 그룹인 밀레니얼 세대(1981~1997년생)에게 안드로이드는 익숙하다. 이런 익숙한 운영체제가 탑재된 기기를 사용하면 임시 직원들도 쉽게 업무에 익숙해질 수 있다.

 

자! 이제 사례를 들어보자. 여기 재고 할당과 재고 부족에 따른 배송지연으로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있다고 치자. 그들이 옴니채널 제품 배송과 주문 처리 과정을 기대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려면 물류창고를 대대적으로 재정비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럴 때 안드로이드는 인력의 생산성을 높이고 물류창고에 강화된 보안과 사용자 친화적인 기능을 제공해 운영의 정확성을 향상시킨다. 

업체들은 업무 능률을 높여 더욱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재고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안드로이드를 통해 온디맨드 경제에서 고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게 될 거란 얘기다.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만 쓰이는 운영체계가 아니다. 물류창고에서도 유효하게 활용될 수 있는 범용 운영체계다. 우리가 안드로이드의 유효함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종남 지브라 테크놀로지스 코리아 지사장 jwoo@zebra.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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