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고도 다른

❶ 팔대산인, 물고기와 수초도, 1694, 종이에 수묵, 120x53㎝ ❷ 오창석, 도석, 1924, 종이에 채색, 151x69.5㎝ ❸ 치바이스, 분향승, 1933, 종이에 채색, 86.4x47.5㎝ ❹ 치바이스, 대년, 종이에 수묵, 137.4x32.9㎝ ❺ 오작인, 치바이스 초상, 캔버스에 유채, 116x89㎝
❶ 팔대산인, 물고기와 수초도, 1694, 종이에 수묵, 120x53㎝ ❷ 오창석, 도석, 1924, 종이에 채색, 151x69.5㎝ ❸ 치바이스, 분향승, 1933, 종이에 채색, 86.4x47.5㎝ ❹ 치바이스, 대년, 종이에 수묵, 137.4x32.9㎝ ❺ 오작인, 치바이스 초상, 캔버스에 유채, 116x89㎝

사여불사似與不似. ‘같고도 다른’이란 의미심장한 화두는 중국의 거장 치바이스齊白石의 말이다. 그는 “나를 배우려 하는 자는 살 것이요, 나를 닮으려는 자는 죽을 것이다”고 했다. 모방ㆍ창작의 경계와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하는 주제다. 

예술의전당은 개관 30주년을 맞아 중국국가미술관과 함께 ‘사여불사’를 화두로 ‘같고도 다른 : 치바이스와 대화’展을 개최한다. 치바이스란 거장의 탄생과 그가 미친 영향을 살펴보는 이번 전시는 동아시아 서화미술의 핵심인 필묵사의筆墨寫意 전통이 어떻게 맥을 잇고 재창조됐는지를 보여준다. 치바이스를 중심으로 위로는 팔대산인과 오창석吳昌碩, 아래로는 오작인吳作人, 리후李斛, 진상이靳尚誼, 장구이밍張桂銘, 우웨이산吳爲山 등 중국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들의 유화, 조소, 중국화와 창작 초안, 스케치를 한자리에 모았다. 

‘중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치바이스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서화가이자 중국 내 대중적 인기에서도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치바이스는 중국 후난성湖南省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목공일을 하면서 밤이면 글을 읽고 그림을 그렸다. 정규 학교교육을 받지 못하고 시詩ㆍ서書ㆍ화畵ㆍ인장 조각 등을 독학으로 익혔다. 그가 더 각광받는 이유는 농민화가로 시작해 중국인민예술가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라서다. 

❻ 우웨이산, 화가 치바이스, 2012, 청동 조소, 28x19x142㎝ ❼ 치바이스와의 대화展 전시장 풍경
❻ 우웨이산, 화가 치바이스, 2012, 청동 조소, 28x19x142㎝ ❼ 치바이스와의 대화展 전시장 풍경

치바이스는 명과 청의 사의화寫意畵(창작자 의도에 따라 느낌을 강조해 그린 그림) 대가들을 평생 마음속으로 본받았다. 특히 이번에 함께 소개되는 팔대산인八大山人 주탑과 오창석이 두드러진다. 그의 작품 속에서는 이 대가들의 작품을 학습한 흔적이 뚜렷하다. 

치바이스는 “그림의 묘미는 사似와 불사不似 그 사이”라는 말을 남겼다. 여기서 ‘사’는 구조와 형태, 조형을 의미하고, ‘불사’는 신명과 여운이 넘치는 묘함을 의미한다. 이것은 중국 회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예술개념인 사의寫意 미학을 예리한 논리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평생 회화적 실천으로 사의를 고양시켜 20세기 중국예술의 사의정신을 드높인 대종사로서 추앙 받고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린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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