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The SCOOP) 세꼭지 뉴스
가계대출 차주 DSR 상승
영업적자 기업 수 증가
내년 전망 어두운 국내 제조업
[시장금리 오르면]
취약차주 직격탄
소득보다 원리금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빚을 낸 가계의 상환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2018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38.8 %(올 2분기 기준)를 기록했다. 2012년 34.2% 대비 4.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DSR은 차주가 갚아야 하는 원리금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인데 높을수록 빚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특히 취약차주의 DSR 수준이 높았다. 취약차주는 3개 이상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이거나 저신용(7~10등급) 차주를 뜻한다. 취약차주의 DSR은 올 2분기 기준 67.6%로 전체 차주의 비율(38.8%)을 약 1.8배 웃돌았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취약차주부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금리대출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취약차주의 신용대출 비중은 43.0%(올 2분기 기준)로 일반 차주의 비중(23.5%)보다 19.5%포인트 높다. 고금리 비은행권 대출 비중도 65.5%로 일반 차주(41.5%)보다 24.0%포인트나 많다.
원리금 상환액이 연간 소득을 웃도는 잠재 위험 차주의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DSR이 100% 초과하는 가계의 차주 비중은 여전히 고신용(52.9%)·고소득(37.3%)을 중심으로 높은 건 사실이다. 문제는 DSR 100%를 초과하는 차주 중 상대적으로 빚 상환에 취약한 저소득·60대 이상·다중채무자 등의 비중이 높았다는 점이다. 저소득층의 경우 전체 채무자에서 저소득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19.6%에 불과했지만 DSR 100%를 초과하는 저소득층의 비중은 32.3%에 달했다.
다중채무자 비율도 44.7%로 전체 채무자 중 다중채무자 비율(21.9%)보다 22.8%포인트나 컸다. 보고서는 “DSR이 높은 차주의 채무상환 리스크는 크지 않지만 소득 여건이 악화되고 대출금리 상승, 부동산 시장 위축 시 채무상환 어려움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잠재 위험 가계의 재무상황 변화와 관련 리스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2018 부실기업]
IMF 기록 넘을까
올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기업이 1997년 IMF 때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정보 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매출액 기준 상위 1000개 상장사 중 영업적자를 기록한 업체수는 IMF 때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1997년 상위 1000개(이하 같은 기준) 상장사 중 영업적자를 본 기업은 108곳이었다. 올해는 상반기만 놓고 봤을 때 150개 기업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5년과 2016년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각각 106개, 88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들어 부실기업이 부쩍 늘어난 셈이다.
순익 규모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상위 1000개 상장사의 순익 규모는 62조2000억원, 올해는 65조1000억원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올린 순익을 제외하면 각각 51조2000억원, 48조6000억원으로 뒤집힌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본 관련 기업들의 순익을 제외하면 이런 양상은 더욱 심각해질 공산이 크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올해 국내 상장사 중 영업적자를 본 곳이 지난해보다 확연히 늘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을 제외하면 이익 규모도 크게 줄었다”면서 “상당수의 중견·중소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 체감 온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2019년의 지표는 올해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반중 분위기에]
제조업 ‘빨간불’
국내 제조업 영업이익이 내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반도체 등 특정산업 의존도가 높다는 게 이유다. 지난 20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2019년 산업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2011년 고점을 찍은 국내 제조업 가동률이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데다 생산능력도 확대되지 않고 있다”며 “내년 제조업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2.7%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연구위원은 “침체기에 진입한 건 맞지만 위기를 거론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국에 주요 산업의 시장점유율을 추월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디스플레이와 휴대전화 분야에서선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다. 주력 수출품 중 하나인 반도체도 5년 뒤 중국과의 격차는 더 좁혀질 전망이다. 반도체·석유화학 등 특정산업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점도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국내 제조업 전체이익에서 반도체와 석유화학 비중은 과거 40%에서 최근 60%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 연구위원은 “두가지 요인은 앞으로도 한국경제를 짓누르는 위험요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구소는 반도체·디스플레이·통신 등 주요산업의 설비투자와 수출 증가율도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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