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 무는 악재
무역전쟁 변수 여전
미국 변수 부메랑될까

2018년 국내증시의 성적표는 참담하다. 새해벽두에 시작된 상승세는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미 기준금리 인상, 미중 무역전쟁,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악재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2019년 증시 전망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증시를 흔든 악재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이 2019년 국내 증시를 ‘박스권’으로 전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2019년 증시를 예측해봤다. 

2018년 국내 증시를 괴롭힌 악재의 영향이 2019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18년 국내 증시를 괴롭힌 악재의 영향이 2019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19년 증시 전망은 2017년 이맘때와는 180도 다르다. 2017년 10월부터 본격화한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2018년에도 계속될 거란 기대가 컸다. 너도나도 코스피지수가 3000포인트를 찍을 것이라는 걸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지금은 정반대다. 2018년 10월 폭락장을 경험한 이후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최악의 새해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어두운 국내 경기전망은 증시까지 얼리고 있다. 시장에 비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정부의 경기전망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2019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2019년 국내경기 상황을 다음과 같이 예상했다. “세계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겠지만 중국·미국·일본 등 우리경제와 밀접한 주요국은 성장이 둔화할 전망이다. 재정지출 확대는 성장에 긍정적이지만 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도 둔화해 성장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 미 금리인상 등 대외 요인이 가계부채와 맞물리면 한계가구·기업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2019년 증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는 2019년 국내 증시가 박스권 흐름을 보일 거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2017년 4월 2200포인트를 돌파하며 6년 만에 박스권을 벗어났지만 불과 2년 만에 다시 박스권에 갇힐 수 있다는 얘기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주요국의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실적과 경기전망도 신통치 않아 안전자산 선호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주요 악재와 세부적인 전망에선 차이를 보였다. 주요 악재 중 하나인 미중 무역전쟁을 바라보는 시각도 크게 달랐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전쟁 문제는 내년 상반기 내로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주가를 바닥으로 본다면 2700포인트 이상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코스피지수의 상승세는 봄이 강하고 지수레벨은 가을이 더 높을 것이다.”

반대의견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위해 이른바 ‘밀당’을 하고 있지만 전격적인 해결을 예상하긴 어렵다”며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역전쟁 이슈를 2020년까지 끌고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종료가 미칠 영향에 대한 전망도 달랐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종료 시점에 따라 증시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구용욱 센터장은 “시장은 12월 연방공개시장회의(FOMC)에서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되길 기대했다”며 “연준은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하면서도 2020년까지 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힌 만큼 관련 변수는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침체하면 글로벌 경기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며 “시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되면 경기침체가 빨리 올 수 있다는 걸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택 센터장도 “연준이 어느 시점에서 금리인상을 마무리해 주느냐가 관건”이라며 “내년 1분기 한번 정도 올리는 수준에서 마무리하면 경기가 크게 위축되거나 자산가격이 큰 폭의 조정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대로 미국의 금리인상 종료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리인상 종료가 미국 경기둔화의 시그널로 읽힐 수 있어서다. 정연우 센터장은 “투자자들이 미국의 금리인상을 악재로 해석하면 안전자산 선호심리와 달러 강세 현상이 강해질 수 있다”며 “2019년 하반기 증시가 더 부진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도 국내 증시의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중국이 둔화하는 성장률을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내릴 수 있어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는 것이 외화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최근 원화 환율의 움직임이 달러화가 아닌 위안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점이다. 정용택 센터장은 “중국의 금리인하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어가면 원·달러 환율은 120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9년 증시를 흔들 악재들은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의미다. ‘알려진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는 것이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는 “주식시장의 대세 상승이 끝나고 하락기에 들어간 건 사실”이라며 말을 이었다. “역사적으로 코스피지수의 바닥은 1800포인트였다. 2011년부터 2016년 사이 박스권을 유지할 때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13년 태이퍼 탠트럼(긴축발작),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의 다양한 악재가 등장했지만 18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미국 증시가 30% 가까이 폭락하지 않으면 충분히 견딜 수 있다. 국내 증시에 충분히 반영돼 더 떨어질 여력이 크지 않다.”

2018년의 기저효과, 정부의 경제정책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김유겸 센터장은 “2019년 증시 전망이 나쁘지만은 않다”며 “소득주도성장, 일자리 정책, 고용의 질 개선 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 소비가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도 경기방어를 위해 예산을 2018년 대비 9.5%(40조7000억원) 늘렸다”며 “2018년보다 크게 나빠질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가 어려운 상황인 건 사실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정확한 방향성을 잡기도 쉽지 않다. 오리무중, 2019년 증시 전망이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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