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생각좌표

글로벌 상위 기업 순위가 5년 단위로 바뀌는 초경쟁 시대다. 격차를 뒤엎을 수단으로는 ‘기술 혁신’이 꼽힌다. 하지만 섣부르게 기술 투자를 감행했다가 되돌아올 리스크는 걱정이다. 신기술엔 늘 부작용이 있어서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치열한 경쟁 대신 협력하라”고 조언한다.

디지털 혁신은 인간을 위해 작동할 수 있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혁신은 인간을 위해 작동할 수 있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기업의 생존 화두는 ‘디지털 혁신’이다. 거의 모든 기업이 인공지능(AI)을 외치고 빅데이터를 강조한다. 그렇다고 이들 모두가 혁신에 다다르는 건 아니다. 언제나 그렇듯 신기술엔 부작용이 있다. 예컨대, 무인차는 사고가 났을 때 책임 소재 공방을 두고 결론을 못 내렸고, AI 고도화를 두고는 대량 실직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인류가 AI의 지배를 받거나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나올 법한 로봇 반란 같은 불길한 상상도 끊이질 않는다. 


현실화된 부작용도 있다. 2018년 7월엔 150만명의 개인 건강 기록이 노출된 싱가포르 싱헬스 데이터 유출 사건이 있었고, 수천만 이용자의 계정이 노출된 페이스북 보안 사고의 충격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런 우려의 출발점은 ‘사람의 삶’이다. 인간 삶을 위협하는 기술은 제아무리 혁신적이라도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결 방법은 없을까. 사례로 살펴보자.

‘바초(VACCHO)’. 호주 빅토리아주 정부가 운영하는 원주민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단체다. 원주민 공동체와 기업, 정부기관, 비영리단체 등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빅토리아주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에게 다양한 공중 보건정책과 교육, 인력 개발 등의 서비스를 1996년부터 제공하고 있다.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이 단체엔 남다른 특징이 있다. IT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다는 거다. 물론 인프라 구축이 쉽진 않았다. 지원 타깃인 원주민들이 오지에 거주하고 있었던 까닭이다. 인터넷 연결 속도가 느린 데다 각 지원 조직에서 보유하고 있던 IT 기기가 서로 달랐던 점도 문제였다.

바초가 선택한 솔루션은 ‘데스크톱 가상화’다. 어려운 단어 같지만 개념은 쉽다. 실제 작동하는 컴퓨터 안에 또 하나의 컴퓨터를 만드는 기술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데스크톱 PC를 보자. 여기엔 CPU, 메모리, 운영체제(OS), 데이터 저장공간 등이 있다. 이들 장치가 작업을 하고, 자료를 저장한다. 자기 책상에 가야만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데스크톱 가상화의 세계는 다르다. 별도의 중앙관리서버를 컴퓨터 작업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본체로 활용한다. 그 덕분에 사용자는 높은 사양의 PC를 별도 구매해야 할 필요가 없다. 사용 중 CPU나 메모리 등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개별적으로 비용을 지출하지 않아도 된다. 모니터ㆍ키보드ㆍ마우스만으로도 새로운 컴퓨터를 쓸 수 있다는 얘기다.

바초는 이런 데스크톱 가상화 인프라인 ‘패러렐즈 리모트 애플리케이션(앱) 서버’를 도입했다. 이를 들여온 지 2개월 만에 100개 이상의 회원의 PC를 손쉽게 업데이트할 수 있었다. 어느 곳에 가더라도 동일한 컴퓨터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도 장점이다. 바초의 복지 서비스가 더욱 좋아질 수 있었던 이유다.

필자가 바초의 사례를 통해 권하고 싶은 솔루션은 ‘협력’이다. 생존 활로를 찾기 위해선 경쟁사나 다른 업종의 기업 등 상대를 막론하고 다양한 기업을 파트너로 삼아야 한다는 거다. 

기업이라고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특히 복잡한 IT 툴은 외부의 힘을 빌리는 게 좋다. 보안 사고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가장 빠른 솔루션 역시 최고의 보안 파트너를 만나는 거다. 조직의 인재가 본업에 충실할 수 있고, 가장 중요한 업무에 몰두할 수 있게 하자는 얘기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데다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도 쏠쏠하다. 디지털 혁신, 경쟁보단 협력을 우위에 두고 고민하자.  
케빈 그릴리 패러렐즈 아태지역 총괄 매니저 kgreely@parallels.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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