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한 중국 의존도 해결했어야
반도체 집중현상 새 고민거리

조선소가 문을 닫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믿었던 반도체마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다. 곳곳에서 “제조업의 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제조 강국인 독일과 미국, 일본은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섰는데, 왜 우리만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걸까. 더스쿠프(The SCOOP)가 한국 제조업만 추락한 이유를 취재했다. 

일부 산업에 지나치게 편중된 것이 제조업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많다.[사진=연합뉴스]
일부 산업에 지나치게 편중된 것이 제조업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많다.[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제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 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29.3%를 차지한다. 독일(26.9%), 일본(20.0%), 미국(11.7 %) 등 제조업 선진국들보다 높은 수준이다.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비율도 그만큼 높다.

1990년대 24.4%였던 제조업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2010년대 32.2%로 커졌다. 전문가들은 “생산 및 고용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실제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50% 이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 제조업이 위기를 맞았다. 가장 큰 요인은 ‘중국’이다. 한국은 2014년까지 제조업 경쟁력에서 중국에 앞섰다. 하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중국에 추월당했다. 우리의 제조업 경쟁력이 2009~2014년 4위, 2015년 5위를 기록하는 동안 중국은 2005년 16위에서 2015년 3위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중국 정부가 2015년 선진국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 확보하겠다며 발표한 ‘중국제조 2025’가 실현된 거다. 그 기세에 한국이 강세를 보이던 철강과 조선 산업 주도권도 중국에 빼앗겼다.

 

중국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한 것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중국향向 수출이 줄어들면서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하락하고, 재고율은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난 2분기 기준, 국내 제조업 가동률(73.2%)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2009년ㆍ74.4%) 때보다 더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들의 제조업 가동률이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뼈아픈 상황이다.  

문제는 현재진행형

더 큰 문제는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 지나치게 편중된 산업구조다. 기술집약도가 높은 전자ㆍ전기ㆍ자동차 제조업 등은 지난 20년간 제조업 생산성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최근 3년 첨단기술 생산성 증가율은 크게 하락했다. 그러니 제조업 가동률도 당연히 하락할 수밖에 없다.

 

산업연구원은 “조선ㆍ섬유 등 생산 부진 업종들에서 구조조정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생산능력 감소가 더디게 이뤄진 것도 제조업 가동률 하락을 불러온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국내 제조업이 위기에 처한 이유는 숱하게 많은 데다 현재진행이다. 여기저기서 울려대는 사이렌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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