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건 지속성

굶는 다이어트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굶는 다이어트는 지속가능성이 없다. [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까지 3개월가량 필자가 연재한 텐-텐 프로젝트를 독자께서는 기억하실 것이다. 10주간 체중의 10%를 덜어내는 계획이었는데 필자는 관찰과 통제가 쉬운(물론 필자의 생각이다) 아내를 대상으로 칼럼을 게재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아내는 10%가 아닌 10㎏ 정도를 감량했고, 생체 전기저항 분석법을 통한 체성분 검사 역시 바람직한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다이어트는 체지방은 줄이고 근육은 늘리는 것이다. 당연히 다이어트와 체중 감량은 동의어가 아니다. 다이어트는 ‘건강하게 균형 잡힌 영양’이라는 함의가 있지만, 체중 감량은 신체 조성은 무시한 채 그저 몸무게를 덜어내는 것에 불과하다. 식사를 줄이고 부단히 몸을 움직이는 고단함만으로 체중을 줄인다면  얼마 후 불쾌한 체중 증가를 경험하게 된다. 

실패한 다이어트와 달리 근육을 잘 단련하고 대사량을 높여 성공한 다이어트는 콧노래를 흥얼대며 봄들판을 달리듯 신나는 경험일 것이다. 다이어트는 용적과 체중을 줄여 좀 더 가볍고 가늘어지는 체형의 변화를 경험하는 일이다. “체중 1㎏ 감소는 무릎 관절의 하중을 3㎏가량 줄이며, 체중 감량 5㎏은 전신의 관절염 위험을 절반가량 줄인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필자 또한 40대 초반 80㎏의 체중을 2년여에 걸쳐 65㎏으로 줄인 후 10년 가까이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체중을 줄인 후 받는 가장 인상적 느낌은 지하철 계단을 오를 때 마치 내 몸의 반만 지고 올라가는 기분일 것이다. 관리가 잘된 몸은 어느 자리든 오롯이 앉을 수 있어 본인에겐 뿌듯한 자긍심이 되기도 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다이어트는 성공보다 지속이 훨씬 어렵다는 점이다. 연초에 시작한 아내의 다이어트는 연말이 다가오는 시점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 먹고 싶다는 내재적 충동을 비롯해 다이어트 전 패턴으로 회귀하려는 욕구를 참아나가는 모습은 지켜보기가 안쓰러울 정도다. 아내가 다이어트를 하며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야식의 유혹을 견디는 일이다. 

결론은 두가지로 귀결된다. 먹고 후회하느냐 공복감을 호소하며 그냥 잠자리에 드느냐다. 쾌락과 죄책을 동시에 느끼는 길티 플레저가 될 것인가, 거리낌 없이 야식을 즐기는 가족들을 뒤로 한 채 침실로 갈 것인가의 고민은 하루이틀에 끝날 것이 아니다. 

그래서 다이어터는 자신의 고행苦行에 우호적 입장을 취해주는 파트너를 찾기 쉽지 않을뿐더러 가족ㆍ친구 등 주변인 역시 다이어터를 대하는 본인의 태도를 결정하는 게 영 마땅치 않다. 누군가 음식을 즐길 때 분루를 삼키며 홀로 식욕을 견디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바람직한 다이어트 태도가 아니다. 아예 포기할 것이 아니라 한두점 함께 맛보며 가족, 주변인들과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 다이어터는 절해고도의 등대지기가 아니며 그래서도 안 된다. 다이어트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지속이기 때문이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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