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 네패스

반도체 위기론이 시장 안팎에 퍼지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의 평가는 다르다. 자율주행차· 5G 상용화·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과 관련한 기술을 계속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독보적인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후공정 기술력을 지닌 네패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지면서 네패스의 반도체 후공정 기술력이 주목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지면서 네패스의 반도체 후공정 기술력이 주목받고 있다.[사진=뉴시스]

네패스는 1999년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초기엔 전자재료·화학 관련 제품을 판매했지만 현재는 매출의 70% 이상이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전자재료 기업에서 시스템반도체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이 회사의 주요 사업은 시스템 반도체의 후공정 패키징과 스마트폰·TV 등 디스플레이 구동칩의 범핑 공정이다. 범핑은 두가지 공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반도체 제품의 패키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패키지 크기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둘째는 반도체 소자를 설계할 때 전기적 특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이다.

반도체 산업만 놓고 보면 이 회사의 전망도 나쁠 수 있다.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고점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건 이를 잘 보여주는 예다. 
하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사정은 다르다. 4차 산업이 본격화하면서 정체산업으로 분류됐던 8인치 웨이퍼 공장의 증설이 진행될 만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네패스의 강점은 기술력이다. 무엇보다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의 후공정 분야 중 기존의 반도체패키징보다 반도체를 더욱 작고, 얇게 만들면서도 고성능을 낼 수 있게 하는 웨이퍼레벨페키징(WLP·Wafer Level Packaging) 공정은 국내외에서 인정받았다. 새로운 공정기술인 FO-WLP(Fan out-WLP)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FO-WLP는 서로 다른 기능의 반도체를 하나의 반도체 형태로 단일화하는 기술인데, 2019년 FO-WLP 매출이 가파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네패스의 FO-WLP 매출 대부분은 세계 1위 자동차 반도체 전문기업 NXP반도체에서 발생하고 있다. 자율주행 레이더 센서 출하량이 증가한 덕분이다. 최근 구글이 자율주행 택시인 ‘웨이모’의 상업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의 발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은 그래서 이 회사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FO-WLP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은 전세계적으로도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그렇다고 골칫거리가 없는 건 아니다. 자회사 네패스디스플레이다. 이 회사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된 순손실액이 120억원에 달했다. 다행스럽게도 네패스디스플레이의 구조조정 작업은 최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네패스는 올 2분기 네패스디스플레이의 터치패널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2차전지의 내부와 외부로 전류를 통과시키는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인 리드탭 사업에 진출했다.

이를 통해 네패스디스플레이의 실적을 흑자전환으로 돌려놓겠다는 게 네패스의 계산이다. 2015년 이후 네패스의 주가는 박스권 흐름을 보였다. 2019년에도 이런 부진에서 벗어날 공산이 크다. 자회사의 구조조정 효과와 함께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외형성장으로 확실한 실적 성장세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문제는 국내 증시의 상황인데, 네패스의 주가도 조정을 받고 있다. “예상과 달리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끊이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필자가 이 회사를 지속적으로 탐방한 결과, 2019년에는 실적 성장세는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맥락에서 네패스의 주가는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 모든 변수를 반영해 네패스의 중장기 목표주가를 1만8000원으로 제시한다.
조민규 오즈스톡 대표 cmk@ozstock.co.kr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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