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답은 투자 밖에 없지만 …
경기침체로 투자여력 감소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해야

침체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왕도는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다. 생산효율성을 높여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지든, 기술력을 높여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든 방법은 다양하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당연히 투자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깊어지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투자를 한다는 건 쉬운 선택이 아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제조업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찾아봤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은 국내 제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민간경제연구소들은 국내 제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둔화 흐름이 두드러질 것이다.”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등 국내 민간경제연구소의 2019년 국내 경기 전망을 요약하면 이렇다. 2018년 국내에 혹독하게 몰아친 경제 한파가 더욱 거세질 거란 전망이다. 민간경제연구소가 정부기관이나 국책연구소보다 경기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귓등으로 흘려들을 만한 얘기가 아니다. 

민간경제연구소가 국내 경기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위기에 놓인 제조업에 있다. “제조업 위기론이 대두된 게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는 반론도 나오지만 이번엔 조금 다르다. 그동안 제조업 위기론이 나와도 일부 ‘잘나가는 산업’이 국내 경기를 이끌었지만 2019년엔 그럴 만한 산업이 한곳도 없다는 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통상 산업 경기는 호황→후퇴→침체→회복기를 거치는데, 2019년엔 주요 산업이 모두 후퇴ㆍ침체기에 있다. 유일하게 조선이 회복구간에 있지만 개선폭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분석도 마찬가지다. 2019년 경기 전망치가 하락한 산업은 6곳(반도체ㆍ석유화학ㆍ자동차ㆍ철강ㆍ비철금속ㆍ풍력)에 이르지만 상승한 산업은 단 한곳도 없다. 특히 최근 분위기가 좋았던 반도체ㆍ석유화학ㆍ정유의 경기가 둔화하고 있고, 자동차ㆍ디스플레이ㆍ휴대전화ㆍ철강은 마이너스 성장 우려가 크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은 이런 비관론을 뒤엎기 위해 필요한 건 ‘투자’라고 입을 모은다.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중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거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얘기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침체기에 빠진 국내 제조업이 살아나려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하지만 경기가 안 좋으니 투자를 안 하고, 투자를 안 하니 경쟁력이 나아지질 않는 악순환에 놓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업들의 투자 상황은 좋지 않다. 반도체의 대규모 투자가 주춤하면서 설비투자 지수는 2018년 1분기 129.4(2010년=100)에서 3분기 110.8로 떨어졌다. LG경제연구원은 “석유화학 외에 투자를 주도할 산업이 뚜렷하지 않다”면서 “반도체는 이미 대규모 투자를 했고, 구조조정 중인 조선이나 경기가 어려운 자동차는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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