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 초라한 맥주 성적표

롯데칠성음료가 맥주 피츠를 출시한 지 1년 여가 지났지만 시장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사진=뉴시스]
롯데칠성음료가 맥주 피츠를 출시한 지 1년 여가 지났지만 시장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사진=뉴시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5월 카스ㆍ하이트와 대적할 ‘소맥용’ 맥주 피츠를 출시했다. 하지만 1년 반여가 흐른 지금 피츠의 성과는 신통치 않다. 더 큰 문제는 롯데의 야심작 클라우드마저 가성비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소주 처음처럼을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이하 롯데주류)는 맥주시장 후발주자다. 지난 2014년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맥주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시장점유율 15%를 목표로 내세웠지만 5%대에 머물렀다. 롯데주류는 지난해 5월 전략을 바꿔 카스와 하이트가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는 레귤러 맥주시장 공략을 선언했다. “한국 맥주의 고질적 단점인 개성 없는 맛을 해결하겠다”면서 두번째 전략상품 ‘피츠 수퍼클리어(이하 피츠)’를 선봉에 세웠다.

피츠를 내세운 롯데의 전략은 맥주시장의 65%에 이르는 ‘업소용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었다. 피츠가 이른바 ‘소맥용’ 맥주라 불리는 레귤러 맥주였기 때문인데, 롯데주류는 맥주 제2공장을 신설해 만반의 채비를 갖췄다.

하지만 오비맥주(카스)와 하이트진로(하이트)의 벽은 높았다. 피츠의 영업망 확대가 여의치 않으면서 롯데주류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5%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도리어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생산공장 신설 등으로 영업적자만 쌓였다.

지난해 3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의 올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413억원으로 되레 늘어났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피츠의 경우 아직 출시 초반으로 성과를 가늠하기엔 이르다”면서 “지속적으로 피츠 영업망을 확대해갈 계획”이라고 말했지만 문제는 또 있다.

클라우드의 매출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는 점이다. 클라우드는 ‘물 타지 않은 맥주(100% 몰트)’를 표방하고 레귤러 맥주 대비 높은 가격대로 포지셔닝했다. 출시 9개월 만에 1억병을 판매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클라우드는 가성비로 무장한 수입맥주와도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주 소비 트렌드가 가성비로 옮겨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클라우드는 쉽지 않은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애란 KB금융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자의 수입 맥주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 롯데주류의 맥주사업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롯데주류가 맥주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맥주와 차별화한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가성비 맥주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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