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한중 FTA 테이블에 ‘고급車’ 올려라
[김필수의 Clean Car Talk] 한중 FTA 테이블에 ‘고급車’ 올려라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호수 320
  • 승인 2019.01.03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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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가치 높이려는 중국
고비용ㆍ저생산 구조의 한국
한중 협력 모색 고려해야

중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내수시장이 좋은 것도 아니다. 브랜드 가치가 낮아 선진시장에선 명함을 내밀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 중국기업들이 우리를 향해 ‘합작해 보는 게 어떠냐’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한국을 발판 삼아 시장을 넓히겠다는 건데, 중요한 건 우리도 중국과 손잡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가능하다. 

중국을 경쟁상대가 아니라 합작 대상으로 본다면 더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사진=연합뉴스]
중국을 경쟁상대가 아니라 합작 대상으로 본다면 더 많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사진=연합뉴스]

올해 국내 경기는 좋지 않았다. 자동차 산업 분위기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고비용ㆍ저생산 구조가 고착화되다보니 국내에서 자동차 생산시설을 늘리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다. 광주형 일자리 프로젝트는 현대자동차 노조의 반대로 동력원을 잃었다.

한국GM은 결국 원하는 대로 법인분할에 성공했다. 한국GM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법인분할을 통해 과연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개선되고, 신규 고용까지 늘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나마 르노가 스페인에 있던 초소형 전기차 모델 트위지의 생산시설을 부산으로 옮기기로 한 게 자동차 산업의 유일한 단비였다. 

현대차 그룹도 고민이 많을 것이다. 최근 사장단 인사 등을 통해 인적쇄신에 나서긴 했지만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만큼 큰 기대를 걸기도 힘들어 보여서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점유율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합산 점유율은 3.9%였다. 2013년 10%를 웃돌던 때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중국인들의 기호에 맞는 신규 차종을 투입하기도 했지만, 사드 이전의 시장점유율(8~9%)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리자동차 등 중국 토종 자동차 기업들의 기술력과 디자인이 나날이 향상되고 있어서다.  과연 중국인들이 20~30% 더 비싼 가격에 현대차나 기아차를 구입할 이유가 있을지 의문이다.

더구나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ㆍ기아차는 여전히 대중적인 브랜드다. 가성비 측면에서 중국을 크게 앞서지 못한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중국산 전기버스에서 보듯 퍼스널 모빌리티나 마이크로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현대차 그룹을 앞지르고 있다. 

중국이라고 고민이 없을까. 아니다. 일단 선진 자동차 기술은 단기간에 확보하기 쉽지 않다. 중국 자동차가 일부 동남아 시장과 중동 시장에 한정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단계 더 뛰어오르기가 벅차다는 거다. 마무리되지 않은 미중 무역분쟁도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손잡고 합작 형태로 시장을 공략하는 게 어떠냐는 중국의 제의가 늘고 있다. 한국의 안전기준이나 환경기준을 통과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를 내걸고 세계를 공략할 수 있지 않겠냐는 계산이 깔려 있다. 예컨대 일부 부품은 중국산으로 제작해 구입하고, 핵심 부품은 우리 것으로 무장해 국내에서 제작ㆍ판매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고민을 좀 해봐야 하지 않을까. 바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를 통해서다. 한중 FTA(2015년 12월 발효) 협약을 맺은 지 한참이 지났지만 자동차 분야는 빠져 있다. 당시만 해도 자동차 분야는 서로가 서로를 두려워한 탓에 FTA 협상 테이블에서 빠진 거다. 우리는 중국산 저가 자동차 수입이 두려웠고, 중국은 자국 시장에 제네시스 등 고급 브랜드 시장을 열어주는 게 두려웠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양국의 자동차 산업에서 모자란 점을 상대방을 통해 채울 수 있다. 우리는 부품을 싸게 들여와 가격경쟁력을 키울 수 있고, 중국은 완성도 시험을 한국에서 진행해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양국 모두 시장도 넓힐 수 있다. 

결국 우리가 모든 것을 가질 수 없는 만큼 이익을 나눠서라도 시장을 더 넓힐 수 있다면 손을 잡는 것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중국산 현대차가 국내로 역수입돼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다툼을 벌일 수도 있다. 실제로 중국산 볼보 S90이 2019년부터 수입 판매된다.

하지만 어떤가. 이는 다시 소비자의 폭을 넓혀 국내 소비를 늘릴 수도 있지 않겠는가. 경쟁만이 해답이 아니다. 시너지가 있다면 손을 잡아야 한다. 더구나 시장에서 적과의 동침은 늘 있는 일 아닌가.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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