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세계 증시 성적표
CPTTP 탈퇴 미 농가 울상
연말연시 노란조끼 시위

2018년 주요국 증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사진=뉴시스]
2018년 주요국 증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사진=뉴시스]

[2018년 세계 증시 성적표]
12조 달러 증발… 금융위기 이후 ‘최악’


2018년 주요국 증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월 31일(현지시간) 미국의 다우존슨 산업평균지수가 지난해 초 대비 5.6%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6.2%, 3.9%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쁜 실적이다.

미 증시는 지난해 수차례에 걸쳐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10월 초부터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12월에 들어서는 상승분을 모두 잃고 하락장세로 돌아섰다.

유럽 증시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유럽의 대표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는 15.0% 하락했다. 영국의 FTSE100지수(-12.5%), 독일의 DAX지수(-18.0%), 프랑스의 CAC40지수(-11.0%) 등 유럽 주요국의 증시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2018년 초 대비 12.0%나 곤두박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5.0%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도 14.0% 떨어져 2011년 이후 최악의 해를 기록했다.

그 결과, 지난해 글로벌 증시에서 사라진 시가총액은 약 12조3000억 달러(약 1경377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넌 UBS 글로벌 애셋 매니지먼트는 “2018년 연말 분위기는 불확실성”이라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수용할 만한 정책이나 무역에서 좋은 뉴스가 전해지기 전까지는 분위기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 감산기간 연장 안 하면…]
“저유가 시나리오 쓰여질 것”


국제유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이 일평균 12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합의한 기간을 2019년 1~6월에서 연말까지로 연장하지 않으면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산유국들은 지난해 12월 OPEC 회의에서 올해 1월부터 6개월간 원유 생산량을 일평균 12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스콧 달링 JP모건 아시아·태평양 석유·가스 부문 책임자는 2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OPEC 등 산유국들이 합의대로 올 상반기에만 생산량을 줄인다면 브렌트유가 배럴당 55달러 수준에 그치는 ‘저유가 시나리오’가 쓰여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OPEC 회원국들과 비非OPEC 산유국들이 이번 합의를 완전히 준수하지 않는 경우에도 유가 약세가 나타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현재 배럴당 53.80달러 수준이다. 브렌트유는 지난해 20% 이상 가격이 떨어져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연간 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배럴당 45.41달러로 1년 동안 25% 넘게 하락했다.

[美 위협하는 CPTPP]
섣부른 탈퇴, 트럼프 오판이었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 미국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CPTPP는 일본·멕시코·호주·베트남 등 11개국이 발효한 다자간 무역협정으로,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4%다. 당초 미국도 참여하기로 했지만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탈퇴했다.

CPTPP 발효로 미국 농가가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사진=뉴시스]
CPTPP 발효로 미국 농가가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사진=뉴시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CPTPP 발효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미국 농가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일본은 미국산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지만, CPTPP 발효로 호주산 소고기의 관세가 27.5%포인트 낮아지면 미국 제품은 가격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또한, 호주와 캐나다산 밀 가격이 각각 7%, 12% 인하되면 미국산 밀은 t당 14달러가량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입는 건 농가뿐만이 아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미국 기업들이 해당 시장에서 연간 20억 달러(약 2조2320억원)의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CPTPP 가입을 검토 중인 영국·태국 등까지 합류하면 미국 제품의 경쟁력은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

[마크롱 vs 반정부 시위 2라운드]
佛 군중은 노란조끼 벗지 않았다


프랑스에서 벌어진 ‘노란조끼’의 반정부 시위가 연말연시에도 계속됐다. 2018년 12월 31일(현지시간)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열린 프랑스 신년 전야 축제는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치러졌다. 최근 노란조끼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한 대치를 벌였던 장소가 샹젤리제 거리였기 때문이다. 이날 시위대는 축제에 참석했지만, 경찰과 별다른 충돌을 벌이지는 않았다.

이들은 11월 중순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시작했다. 유류세 인상, 부유세 축소 등 친기업 정책을 추진한 정부에 분노했기 때문이다. 결국 마크롱 정부가 유류세 인상을 철회하고 최저임금 인상 등 복지 확대를 약속하면서 시위 세력이 줄었다.

그럼에도 당분간 노란조끼의 시위는 계속될 공산이 크다. 마크롱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개혁 강행 의사를 밝히면서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위대의 항의 시위로는 정부가 기본적인 경제정책의 노선을 포기하도록 설득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개혁 정책의 긍정적인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18년 세계 휩쓴 한 단어]
모바일 없으면… 노모포비아


케임브리지 딕셔너리사가 최근 2018년 올해의 단어로 ‘노모포비아(휴대전화중독(nomoph obia)’를 꼽았다. 노모포비아는 ‘휴대전화가 없 거나 혹시 사용할 수 없게 될까 봐 겪는 공포감’을 의미한다. 케임브리지 딕셔너리사는 발표문을 통해 “전세계 인구 대다수가 노모포비아를 경험하고 있고, 이런 증상에 명확한 명칭을 붙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문에 따르면 노모포비아는 2008년 영국의 한 신문에서 최초로 사용됐다.

케임브리지 딕셔너리사는 2018년 올해의 단어로 ‘노모포비아’를 꼽았다.[사진=뉴시스]
케임브리지 딕셔너리사는 2018년 올해의 단어로 ‘노모포비아’를 꼽았다.[사진=뉴시스]

지난해 케임브리지 사전 온라인판에 새 단어로 등재됐다. 다른 사전 회사들도 2018년 올해의 단어를 발표했다. 콜린스 딕셔너리사는 ‘싱글 유즈(single-use)’를 꼽았다. 싱글 유즈는 페트병이나 플라스틱 빨대 등 한번만 사용하고 버리는 물건을 말한다. 옥스퍼드 딕셔너리사는 ‘독성(toxic)’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독성은 견해·문화·인간관계·정치인을 비유할 때 폭넓게 쓰이고 있다.

[호주 주택가격 하락 이유]
부동산 대출규제 역효과 냈나


호주 주요 지역의 집값이 30년 내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호주의 시드니모닝헤럴드는 2일(현지시간) 주택조사회사 ‘코어로직’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시드니와 멜버른 등 호주 주요 지역 주택가격이 1989~ 1991년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호주 전 지역의 집값은 1년 사이 4.8% 하락했다.

시드니의 주택가격은 지난해 2017년 대비 8.9% 하락했다. 코어로직은 급격한 집값 하락의 원인으로 부동산 대출 규제를 지목했다. 호주 정부는 2017년 말 주택담보대출의 이자만 먼저 갚는 ‘거치식 대출’을 제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호주의 주택가격 하락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집값 하락이 소비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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