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체감 안 되는 이유

올해 1월 1일부로 최저임금이 올랐다. 덩달아 교통비‧외식비 등 물가도 일제히 인상됐다.[사진=연합뉴스]
올해 1월 1일부로 최저임금이 올랐다. 덩달아 교통비‧외식비 등 물가도 일제히 인상됐다.[사진=연합뉴스]

최저임금이 인상됐다. 7530원이었던 최저임금이 올 1월 1일부로 8350원으로 10.9% 올랐다. 지난해(16.4%)에 이어 두번째 두자릿수 인상률이다. 최저임금의 변화를 가장 빨리 체감하는 건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다. 편의점을 예로 들어보자. 지난해 12월까지 131만220원을 받던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는 올 1월부터 14만2680원 오른 145만2900원을 받게 됐다(월 174시간 근무 기준).

문제는 알바 노동자들에게 전달되는 부정적인 체감효과가 상당하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알바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콜이 2018년 12월 자영업자 회원 2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47.3%가 ‘2019년 직원 채용을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전례도 있다. 알바천국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이 오른 이후 편의점(69만4084건→46만2328건)·패스트푸드(38만2243건→25만4813건) 등 아르바이트 채용공고 건수가 일제히 줄었다. 심지어 ‘쪼개기 아르바이트’도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주당 17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취업자 수는 151만2000명으로 전년(138만3000명) 대비 9.3% 증가했다. [※ 참고: 쪼개기 아르바이트란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근로시간을 주 15시간 미만으로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임금·업무환경 등 변화가 없다(62.2%‧관악구노동센터 설문조사‧2018년 12월)”는 인식이 경제 밑단에 깔려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없애는 변수는 또 있는데, ‘물가의 난亂’이다. 먼저 교통비를 보자. 울산·인천 등 새해를 맞아 주요 지역의 택시요금이 2800원에서 3300원으로 일제히 올랐다. 서울 택시요금도 2월 초까지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저가 브랜드도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가성비가 뛰어난 피자로 인기를 끌었던 피자스쿨은 1월 1일부로 전 메뉴를 1000원씩 인상했다. 이디야(아메리카노 2800원→3200원), 엔제리너스(4100원→4300원) 등 커피전문점도 가격을 끌어올렸다.


최저임금은 올랐지만 취약계층의 한숨은 여전히 깊다.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속도 탓인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물가상승 탓인지, 최저임금 인상속도를 감내하지 못하는 한국경제의 체질 탓인지 그 이유를 찾아야 할 때다. 최저임금은 정쟁政爭의 대상이 아니다. 삶이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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