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허마셴셩 따라하기

롯데마트가 2월 일부 매장에 ‘30분 내 배송서비스’를 도입한다. 아직 준비 단계지만, 이 서비스가 주목을 받는 건 중국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허마셴셩盒馬鮮生의 모델과 닮아서다. 롯데마트는 허마셴셩의 유통모델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답을 찾아봤다. 

롯데마트가 2월 일부매장에서 식료품 ‘30분 내 배송’ 서비스를 시범 도입한다.[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마트가 2월 일부매장에서 식료품 ‘30분 내 배송’ 서비스를 시범 도입한다.[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마트가 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식료품점 허마셴셩盒馬鮮生을 벤치마킹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인다. 롯데마트는 2월 일부 점포에서 근거리 30분 내 배송서비스를 도입한다. 고객이 매장 내 QR코드(ESLㆍ전자가격표시기)가 부착된 상품을 스마트폰으로 스캔해서 주문ㆍ결제하거나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주문하면, 직원이 상품을 픽업ㆍ포장해 퀵서비스로 30분 내(근거리 기준)에 배달한다.

매장 천장에는 물류센터에서 쓰이는 주문 패키지를 실어 나르는 레일도 설치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롯데마트 금천점 혹은 잠실점에서 시범운영할 계획으로, 배송 기준 가격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향후 QR코드가 적용된 9개 매장으로 서비스를 순차적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새로운 배송 서비스는 허마셴셩의 배송 시스템과 닮았다. 2016년 “냉장고가 필요 없는 시대를 만들겠다”며 등장한 허마셴셩은 O2O(Online to Offline)를 지향한다. 고객은 QR코드를 사용해 모바일로 주문하고 알리페이로 결제한다. 매장 직원은 소비자 주문 후 10분 내 포장해 20분 안에 3㎞ 이내 배송을 완료한다.

중국 내에선 허마셴셩의 배송 서비스가 가능한 권역의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서 ‘허세권(허취팡盒區房)’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롯데마트가 ‘30분 내 배송’ 카드를 꺼내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별화한 배송서비스로 오프라인 매장의 정체기를 벗어나려는 전략인 셈이다. 롯데쇼핑 마트부문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이하 누적 기준) 4조8439억원, 영업손실 3237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마트가 한국판 허마셴셩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미 대부분 대형마트에서 3만~4만원 이상 구매시 3시간 내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얼마나 차별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 “30분 내 배송으로 커버할 수 있는 지역이 넓지 않다는 점도 서비스를 확대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마트 부문 실적이 역신장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유통모델을 벤치마킹하는 시도는 긍정적이다”면서도 “배송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는 물류ㆍIT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서비스가 자리 잡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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