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 라이선스 전문업체 코웰패션

아디다스·푸마 등 유명 브랜드의 언더웨어를 만드는 곳이 어디인지 아는가. 뜻밖에도 국내 기업 코웰패션이다. 이 회사는 글로벌 브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언더웨어를 제작·판매하고 있다. 유명 브랜드의 인지도를 활용한 영리한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코웰패션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코웰패션은 아디다스·푸마 등 유명 글로벌 브랜드의 라이선스 활용한 패션사업을 영위하고 있다.[사진=홈&쇼핑 방송 캡쳐]
코웰패션은 아디다스·푸마 등 유명 글로벌 브랜드의 라이선스 활용한 패션사업을 영위하고 있다.[사진=홈&쇼핑 방송 캡쳐]

코웰패션의 이력은 특이하다. 시작은 전자사업이었다. 1974년 필코전자를 설립해 필름콘덴서와 저항기를 판매했다. 이 회사가 패션사업에 뛰어든 건 2015년 4월 코웰패션을 역흡수합병하면서다. 회사의 정체성이 ‘패션’으로 바뀐 것도 그 무렵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패션사업 부문의 매출액 비중은 전체의 87%에 이른다.

코웰패션의 첫번째 특징은 시장을 선도하는 사업전략이다. 코웰패션의 패션사업 부문이 두각을 나타낸 건 2002년이다. 영국 유명 브랜드 엘레쎄(Ellesse)와 언더웨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제품을 판매했는데, 특정 브랜드가 독점하던 언더웨어 시장을 흔드는 데 성공했다. 대형할인점에 숍인숍(shop in shop) 방식으로 입점한 전략도 통했다.


2007년 엘레쎄와 체결했던 라이선스 계약을 연장하지 못하면서 벼랑에 몰리기도 했지만 코웰패션은 연예인과의 협업으로 만든 제품을 론칭해 위기를 모면했다. 2007년 연기자 겸 가수 엄정화와 함께한 ‘Zuhm in New York’ ‘Corner Suit’, 2008년 쎄시티(배우 한고은), 2009년 야르시.비(가수 백지영) 등이 대표적인 콜라보 제품이다.
 

하지만 연예인과의 협업이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에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코웰패션은 새로운 사업방향을 모색했다. 당시 선택한 방안이 글로벌 패션업체의 제작·생산 라이선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대량생산한 양질의 언더웨어에 유명 글로벌 브랜드의 상표를 붙여서 파는 전략이었다. 이 전략은 큰 성공을 만들어냈다. 코웰패션은 2012년 푸마를 시작으로 리복(2013년), 아디다스(2014년) 등 유명 브랜드와 제작·생산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TV홈쇼핑에서 볼 수 있는 아디다스·푸마·리복 등의 언더웨어 제품을 만드는 곳이 코웰패션이라는 얘기다.

이 회사의 두번째 특징은 기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 개발생산(OD
M)과의 차별점이다. 코웰패션의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은 일반적인 ODM과 달리 제품의 기획부터 디자인·생산·판매 등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하고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브랜드 회사에 지불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자업체에서 패션업체로

코웰패션은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수익을 올리고 글로벌 브랜드 업체는 투자 없이 보유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세번째 특징은 제품 카테고리의 확장이다. 이 회사는 사업 영역을 언더웨어뿐만 의류·잡화·생활용품·화장품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기존 언더웨어를 비롯해 웅가로콜프웨어·엠리밋를 비롯한 스포츠웨어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이탈리아 핸드백 ‘아.테스토니’와 스니커즈 브랜드인 ‘알베르토 페르마니’ 등도 론칭했다. 계절적인 요인을 타는 패션사업의 리스크를 제품 카테고리의 확장으로 보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코웰패션은 2017년 9월 대만 수출을 시작했다. 이 회사의 제품은 대만의 동삼홈쇼핑과 모모홈쇼핑 등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점차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판매 채널의 다양화 작업도 주목할 만하다. 코웰패션의 판매 채널별 비중은 TV홈쇼핑 80%, 온라인 13%, 오프라인 7% 등이다. 최근 데이터방송홈쇼핑(T커머스) 비중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T커머스 방송매출은 486억원을 기록했다. T커머스는 홈쇼핑 대비 수수료가 낮아 이익률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 7월 기존 자사몰인 ‘오렌지에비뉴’를 ‘코웰패션닷컴’으로 리뉴얼해 온라인 매출 비중을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마지막 특징은 불황을 견디게 하는 저비용 구조다. 코웰패션은 제품 생산을 위한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모든 제품을 협력사를 활용한 아웃소싱으로 제작하고 있어 고정비 부담이 크지 않다. 오프라인 매장도 없기 때문에 임대료·인건비 등의 고정비 부담에서도 자유롭다. 이 회사가 업계 최고 수준의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코웰패션의 영업이익률은 22.8% (2018년 3분기 기준)에 이른다. 불황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사업전략을 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무리한 사업 확장과 설비확장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코웰패션은 아주 영리한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불황 견디는 내성 강점

이처럼 코웰패션은 차별화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9월 기준 9개에 불과했던 제조·판매 계약이 지난해 30개로 늘어나는 등 라이선스 계약도 부쩍 늘어났다. 인지도 높은 자체브랜드가 없다는 건 단점이다. 하지만 이 역시 향후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메워나갈 계획이다.
 2018년 실적 전망도 양호하다. 지난해 4분기 패션부문의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3500억원, 영업이익 75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한다. 목표주가는 7000원으로 제시한다.
이종현 케이프투자증권 과장 rangers79@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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