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의 그림자] 뻔한 약점 수두룩 덩칫값 하겠나
[코넥스의 그림자] 뻔한 약점 수두룩 덩칫값 하겠나
  • 강서구 기자
  • 호수 321
  • 승인 2019.01.11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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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넥스 외형성장 이뤘지만…

지난해 국내 증시의 침체 속에서도 코넥스 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시가총액, 코스닥 이전 상장 기업수, 자금조달 실적 등이 모두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에 기댄 성장, 바이오 업종 편중 등 한계점도 여전하다. 2019년 국내 증시의 전망이 신통치 않은 것도 변수다. 코넥스 시장이 덩치를 키운 만큼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덩치 커진 코넥스의 그림자를 냉정하게 짚어봤다. 

코넥스 시장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숙제가 많다.[사진=뉴시스]
코넥스 시장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숙제가 많다.[사진=뉴시스]

미운 오리새끼의 변신일까, 정부정책에 기댄 일시적인 성장세일까. 스타트업과 기술형‧성장형 혁신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한 제3의 주식시장 ‘코넥스(Korea New Exchange)’가 지난해 눈부신 외형성장을 달성했다. 사실 코넥스는 자본시장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2013년 출범 당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성장성 논란을 털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출범 초기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프리보드의 실패가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샀다. 
  
뜻밖에도 지난해 코넥스 시장이 보여준 모습은 정반대였다. 상장사는 2013년 7월 출범 당시 21개 기업에서 지난해 말 153개로 7.3배가 됐다. 시가총액은 4900억원에서 6조3000억원으로 13배 가까이 늘었다. 시장의 우려를 샀던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증가했다. 2013년과 2014년 일평균 거래대금은 3억9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48억원에 달했다. 
  
6만706주에 불과했던 일평균 거래량도 34만5000주로 증가했다. 자금 조달 규모가 출범 이후 최대치인 3378억원을 기록한 것도 성과다. 사상 최대치인 12개 기업이 코스닥으로의 이전 상장에도 성공했다. 코넥스가 “중소벤처기업의 성장과 모험자본 회수의 선순환 체계가 자리 잡았고 코스닥시장 진출을 위한 인큐베이터 시장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받고 있는 이유다.    

코넥스 시장이 활기를 띤 것은 정부의 시장활성화 정책 덕분이다. 출범 초기 고집스럽게 유지했던 예탁금 3억원을 2015년 6월 1억원으로 완화했다. 그해 7월에는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를 유인하기 위해 소액투자전용계좌(연 3000만원 한도)도 도입했다. 그 이후에도 정부의 코넥스 활성화 정책은 계속됐다. 정부는 지난해 1월 11일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통한 자본시장 혁신방안’을 통해 비상장→코넥스→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성장사다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더불어 11월에는 ‘자본시장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개인투자자 참여 확대를 위해 1억원의 기본예탁금을 차등화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출범 대비 13배 증가한 시총

여기에 코스닥 이전 상장 효과도 코넥스의 인기에 한몫했다. 지난해 2월 21일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엔지켐생명과학의 주가는 공모가 5만6000원 대비 76.5% 9만8900원(12월 31일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 22일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오스테오닉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998.83대 1에 달했다. 애물단지로 여겨졌던 코넥스 시장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많다. 외형적인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질적인 성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아서다. 실제로 정부의 다양한 활성화 정책에도 코넥스 시장에 상장하는 기업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코넥스 신규상장 기업 수는 21개로 2017년(29개) 대비 27.6% 줄었다.

신규상장 기업 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2016년(50개)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외형적으론 확대됐지만 속도는 줄고 있는 셈이다. 반대로 순수 상장폐지 기업 수는 10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 기준이 완화되면서 기업이 코넥스 상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부 정책의 효과가 약해지면 시장의 활력이 떨어진다는 문제점도 여전하다. 실제로 정부의 시장 활성화 정책이 발표된 지난해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81억30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정책의 ‘약발’ 사라지면서 2분기 42억8000만원, 3분기 41억3000만원, 4분기 26억8000만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월 각각 1.74%, 3.97%를 기록한 상장주식 회전율(거래량÷상장주식수)과 시가총액 회전율(거래대금÷시가총액)도 12월 0.58%, 0.96%로 둔화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대외불확실성의 영향이 컸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4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1분기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건 활성화 정책의 효과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넥스는 유동성과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여전히 기업의 성장성보다는 외부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업종에 편중된 코넥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바이오 업종에 집중된 것도 코넥스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다.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 중 4개는 바이오 기업이었다. 이들이 차지하는 시가총액은 1조6083억원으로, 비중은 25.7%에 이른다. 거래량 상위 종목도 마찬가지다. 전체 거래량의 약 20%를 바이오들이 싹쓸이했다. 지난해 거래량 상위 5개 종목 중 바이오 기업이 아닌 곳은 전기자동차 충전기 제조업체인 시그넷이브이가 유일하다.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코넥스의 지난해 개인투자자 매매 비중은 86.1%에 이른다. 코넥스 출범 1년 후인 2014년 7월 비중이 35.9%였던 걸 생각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그 사이 59.5%에 달했던 기관투자자의 매매 비중은 9.6%로 쪼그라들었다. 

2019년 주식시장의 전망은 썩 좋지 않다. 코넥스 상장기업의 주가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넥스 개인투자자들이 신중함을 잃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외형성장에 성공한 코넥스가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실을 탄탄하게 만들어야 하는 까닭도 같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발굴해 성장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정 자문인인 증권사가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와 분석, 판별 능력을 더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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