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을 예술로 승화한 상상력

❶ 샘, 1950년(1917년 원본의 복제품), 자기磁器 소변기, 30.5×38.1×45.7㎝ ❷ 신부, 1912년, 캔버스에 유채, 89.5×55.6㎝ ❸ 초콜릿 분쇄기(No.1), 1913년, 캔버스에 유채, 61.9×64.5㎝
❶ 샘, 1950년(1917년 원본의 복제품), 자기磁器 소변기, 30.5×38.1×45.7㎝ ❷ 신부, 1912년, 캔버스에 유채, 89.5×55.6㎝ ❸ 초콜릿 분쇄기(No.1), 1913년, 캔버스에 유채, 61.9×64.5㎝

프랑스 화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ㆍ1887~1968년)은 1917년 미국 독립예술가협회에서 주관한 전시회에 평범한 남성용 소변기를 출품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샘’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 오브제의 출품은 ‘레디메이드’의 개념과 그 의미에 대한 대중적 논의를 촉발했다. 

뒤샹 사후 50주년을 맞아 개최되는 ‘마르셀 뒤샹’ 展에는 필라델피아 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뒤샹의 주요 작품과 아카이브, 만 레이ㆍ프레데릭 키슬러 등 당대 예술가의 관련 작품, 뒤샹을 소재로 한 사진과 드로잉 작품 150여점을 선보인다.


뒤샹은 20세기 개념 미술의 선구자로 인정받는 아티스트다. 그는 미술의 ‘창조’와 ‘해석’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을 바꾸고 새로운 예술의 정의를 만든 작가로 평가받는다.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뒤샹은 1902년 청소년기부터 그림을 그렸다. 

당시 프랑스에서 일어난 혁신적 미술 양식들 사이를 오가며 8년간 작품을 생산했고, 파리의 입체파 그룹과 교류를 이어갔다. 이때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No. 2’가 탄생한다. 이 그림은 뉴욕 아모리 쇼에 전시돼 큰 반향을 일으키며 미국 관객에게 현대미술을 각인시켰다.
 

❹ 마르셀 뒤샹으로부터 혹은 마르셀 뒤샹에 의한, 또는 에로즈 셀라비로부터 혹은 에로즈 셀라비에 의한 전시를 위한 포스터 속의 포스터, 1963년, 오프셋 석판인쇄 포스터, 87.5×69.1㎝ ❺ 에나멜을 칠한 아폴리네르, 1916~1917년, 판지를 덧댄 채색 양철에 구아슈와 흑연, 24.4×34㎝ ❻ 로토릴리프(광학 원반), 1935년, 오프셋 석판인쇄로 양면 인쇄된 마분지 원반, 지름 20㎝
❹ 마르셀 뒤샹으로부터 혹은 마르셀 뒤샹에 의한, 또는 에로즈 셀라비로부터 혹은 에로즈 셀라비에 의한 전시를 위한 포스터 속의 포스터, 1963년, 오프셋 석판인쇄 포스터, 87.5×69.1㎝ ❺ 에나멜을 칠한 아폴리네르, 1916~1917년, 판지를 덧댄 채색 양철에 구아슈와 흑연, 24.4×34㎝ ❻ 로토릴리프(광학 원반), 1935년, 오프셋 석판인쇄로 양면 인쇄된 마분지 원반, 지름 20㎝

뒤샹은 남성용 소변기나 자전거 바퀴와 같은 소재들을 활용해 ‘레디메이드’란 개념을 창안했다. 평범한 기성품을 예술 계통 안에 배치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예술의 정의를 바꿔놨다. 그의 놀라운 상상력은 현대 미술의 영역을 크게 확장시켰다. 

1920~1930년대 뒤샹은 ‘에로즈 셀라비(Rrose Selavy)’라는 여성의 자아로 위장해 활동했다. 제3의 성을 추구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이 시기 많은 작품에는 그의 본명과 함께 혹은 단독으로 에로즈 셀라비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뒤샹은 자신의 작품이 한 기관에 소장되기를 원해 작품의 복제ㆍ전시ㆍ소장 과정에 적극적이었다. 핵심 후원자였던 루이즈와 월터 아렌스버스 부부의 도움으로 필라델피아미술관에 다수를 기증했다. 이번 전시는 필라델피아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며 4월 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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