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표 13개 도시의 겉과 속

평양의 려명거리는 고급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는 부촌이다.[사진=뉴시스]
평양의 려명거리는 고급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는 부촌이다.[사진=뉴시스]

헬스장에서 운동을 끝내고 카페에 들러 카푸치노 한잔을 마신다. 명품 거리에서 쇼핑을 하고 저녁이면 패스트푸드점이나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피자를 먹는다. 얼핏 서울의 강남 지역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평양의 ‘려명거리’ 주민들의 일상이다. 려명거리는 고급 고층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는 부촌으로 평해튼(평양+맨해튼)이라는 별칭을 가진 평양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이다. 그들이 마시는 커피의 가격은 일반 노동자들의 한달 월급과 맞먹는다.

가장 가깝지만 한편 가장 멀기도 했던 나라 북한. 우리는 북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모르는 것이 훨씬 많다. 김정한이 쓴 「북한은 처음이지?」는 우리가 모르는 북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사람들은 북한의 이곳저곳을 중계로 엿볼 수 있었다. 평양의 순안국제공항, 문재인 대통령이 묵었다는 백화원 영빈관, 만찬 메뉴였던 옥류관 평양냉면, 남북 정상이 체조를 관람한 5.1경기장 등 모든 것들이 화제였다. “자강도랑 량강도는 어딜 말하는 거지?” “원조 함흥냉면은 어떤 맛일까?”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고 더 많이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이름만 들어본 북한의 도시와 명소들의 위치는 어디일까’라는 궁금증에서 집필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함흥과 개성, 신의주 등의 도시 이름은 알지만 막상 그 도시들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북한 주민들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아침마다 콩나물시루 같은 출근 버스를 타는지, 퇴근 후 가족들과 집에서 단란한 저녁 시간을 보내는지, 주말에는 무얼 하는지 등 ‘리얼한’ 일상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우리가 주로 접하는 자료들은 대부분 평양에 관한 것들이다. 북한에는 평양 외에 많은 도시들이 있다. 이 책은 북한을 대표하는 13개 도시 이야기를 지도와 함께 담았다. 해양리조트를 건설 중인 원산, 개성공단 재개를 기다리고 있는 개성,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이 된 함흥,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북한 화장품의 생산지 신의주, 중국과 러시아 사람들이 카지노를 즐긴다는 청진 등 북한 도시들의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일장에서는 황해남도부터 함경북도까지 북한 9도의 위치와 지역 정보를 소개한다. 이어지는 이장에서는 평양직할시를 비롯해 남포ㆍ라선ㆍ개성 등 특별히 관리되는 지역과 9도의 도청소재지를 조명한다. 목차마다 첫 부분에는 해당 도시가 있는 지도와 함께 인구ㆍ면적ㆍ기후대표 산업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인포그래픽이 나온다. 뒤이어 주요 명소가 표기된 도시 지도, ‘이 도시가 어떤 곳인지’ 포인트를 짚어낸 개요 글이 이어진다. 도시의 역사ㆍ자연환경ㆍ산업ㆍ교통에 대한 설명과 가볼 만한 장소, 대표 음식도 소개한다. ‘지금 북한에선’에선 도시별 이슈도 알 수 있다. 곳곳에 실린 생생한 사진은 이야기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세 가지 스토리

「매일 매일 좋은 날」
모리시타 노리코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일본의 스테디셀러다. 스무 살 여대생 노리코는 엄마의 권유로 다도를 접한다. 취업도, 연애도 뜻대로 되지 않는 노리코에게 다도란 그저 의미를 알 수 없는 수많은 동작과 엄격한 규칙으로 가득할 뿐이다. 그러나 차茶는 그녀에게 조금씩 깨달음의 순간을 선물한다. 몸이 절로 움직였을 때 느껴지는 순수한 기쁨. 그것은 모든 계절, 모든 날, 모든 순간을 음미하는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이었다.

「자본가의 탄생」
그레그 스타인메츠 지음 | 부키 펴냄


세계사에서 가장 중요한 자본가 중 한명인 야코프 푸거를 조명한다. 군소 가문에 불과했던 합스부르크 가문의 부상, 가톨릭교회의 대금업 금지 철폐, 면죄부 판매와 종교개혁 등 15~16세기 유럽의 굵직한 사건들의 중심에 야코프 푸거가 있었다. 직물 매매 사업을 물려받은 그가 유럽 최고의 부자로 거듭날 수 있었던 건 돈을 빌려주고 대가로 이자 대신 권리를 받는 데서 시작됐다. 야코프 푸거의 파란만장한 삶을 소개한다.

「정보의 진화」
세자르 히달고 지음 | 펴냄


이 책은 고대와 현대가 다른 이유는 어떤 물질 때문이 아니라 그 안에 고도로 함축된 정보의 물리적 배열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인류는 상상을 구체화해 물질 속에 담아내왔다. 높은 마천루나 자동차, 비행기는 모두  상상력의 산물이다. 저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흥미롭게 만드는 주인공은 ‘정보’이며, 정보가 없다면 우주는 뚜렷한 형태도 없고 구조도 없는 무의미한 공간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