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기술주 부진
지난해 7~10월 고점 후 급락세

지난해 말 가파르게 꺾였던 미국 증시가 최근 반등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시장의 우려가 꺼지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가 호황을 끝내고 ‘침체의 터널’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분석에서다. 그 중심에 기술주의 부진이 있다. IT 기술우량기업, 이른바 FAANG(페북ㆍ애플ㆍ아마존ㆍ넷플릭스ㆍ구글)의 주가는 지난해 7~10월 고점을 찍은 후 급락세를 보였다. 기술주의 부진은 경기침체의 대표적인 전조 현상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기술주의 부진에 숨은 리스크를 취재했다. 

지난해 12월 24일 월요일 미국 증시는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원인을 크게 4가지로 지목했다. 첫째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둘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었다. 셋째는 뜻밖에도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부진이다. 미 상무부 발표(19일)에 따르면 미국 3분기 경상수지 적자는 전분기(1012억 달러)보다 23.3% 늘어난 1248억 달러를 기록했다. 넷째는 너무도 뻔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혹은 불확실성.”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었다. 미국경제가 침체기 아니냐는 거였다. 실제로 미국 우량기업들이 몰린 S&P500 지수는 지난해 9월 20일 고점(2930.75)을 찍은 후 12월 24일(2351.10)까지 19.78%나 떨어졌다. 미국 증시가 20% 이상 떨어진 건 2차 석유파동(1980~1982년), 블랙먼데이(뉴욕증시대폭락ㆍ1987년), 신흥국 외환위기(1998년), IT버블 붕괴(2000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등이 닥쳤을 때밖에 없다.

 

‘기술주’의 부진은 경기침제설을 부추겼다. 최근 몇년간 미국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IT 기술우량기업(페이스북ㆍ애플ㆍ아마존ㆍ넷플릭스ㆍ구글)의 주가는 지난해 7~10월 고점을 찍은 후 급락세를 보였다. FAANG 5종목의 고점 대비 하락률(12월 24일 기준)은 평균 36.27%에 달했다. IT 기술주는 현재 실적보다는 미래의 전망에 기대를 거는 성장주로 분류돼 기술주 주가 급락은 흔히 경기침체의 전조로 해석된다. 

성태윤 연세대(경제학) 교수는 “기술주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고 해서 경기침체 우려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면서 “증시 위축에 따라 미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조절 등을 거론하자 시장이 안정을 찾은 상황일 뿐”이라고 말했다. 시장 상황에 따른 ‘대응’의 결과지, 근본적인 경기침체 우려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는 거다. 성 교수는 “향후 거시 경제지표 등을 따져 봐야 정확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낙관할 상황은 분명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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